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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보편 요금제' 법안 4월 규개위 제출...규제 심사 문턱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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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뉴스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르면 4월 초, 보편요금제 관련 법안을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재위)에 제출한다. 의회가 발의한 법안이 아닌 정부 제출 법률안의 경우 국무조정실 산하 규개위의 규제심사를 받아야만 한다.

과기정통부는 규개위의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6월까지 보편요금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 요금제의 경우 규개위의 규제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19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음성 통화 200분ㆍ 데이터 1GB~1.3GB를 제공하는 2만원대 요금제(보편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는 법안을 이르면 4월 초, 규개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보편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KT나 LG유플러스는 출시 의무는 없지만 시장 논리에 따라 보편 요금제를 내놓을 수 밖에 없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이르면 4월 초, 늦으면 4월 중순 경 규개위에 보편 요금제 관련 법안을 제출해 심사받을 계획"이라며 "현재 규개위 제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통법 도입될 때 제조사와 이통사의 지원금을 분리해 공시하는 분리공시제나, 기초 염금 수급자의 통신료 감면(기본료 폐지)의 경우 규개위의 문턱을 넘지 못해 현재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규개위의 규제 심사를 받기 위해서 '비용 편익 분석'을 작성해 제출한다.

법안을 통해 새로운 정책이 실현될 때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보다 소비자가 얻는 편익이 최소한 같거나 더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비용 편익 분석 보고서다. 법안을 반대하는 기업의 경우, 정부가 작성하는 비용 편익 분석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밝혀내야 한다. 또한 기업의 부담하는 비용이나 규제가 정부가 생각하는 비용보다 더 크다는 것을 기업이 입증할 경우 자신들에게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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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 8차 회의 현장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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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편 요금제 추진하는 이유...3만원대 저가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 "너무 적다"

정부가 보편 요금제를 추진하는 이유는 3만원대의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다른 고가 요금제의 혜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300MB 데이터를 제공하는 3만2890원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6.5GB를 제공하는 5만6100원의 데이터 요금제는 가격이 2만3210원 차이난다.

하지만 데이터 제공량 차이는 6GB 이상이다. 1MB당 3만원대 요금제는 109.6원, 5만원대 요금제는 8.42원으로 10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 KT나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요금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우리나라의 데이터 요금제는 3만원대 저가 요금제와 6만원대 고가요금제의 갭(차이)이 크다"며 "정부가 일부 시장 개입을 하는 것은 맞지만 규제권을 가지는 것이 아닌 보편적인 요금 인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만원대 보편 요금제 도입을 통해 저가요금제의 가격을 인하하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시민단체 등은 보편 요금제의 데이터를 2GB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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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편 요금제 도입으로 다른 요금제까지 가격 내리는 연쇄 효과 노려

또한 정부는 보편 요금제의 도입으로 3만원대 저가 요금제의 가격을 낮춤과 동시에 다른 요금제까지 연쇄적으로 인하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보편요금제가 실행된다면, 일단 3만원대 요금제가 2만원대로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비례원칙이 적용되면 4만원대 요금제가 3만원대, 5만원대 요금제가 4만원대 등으로 통신 요금이 줄지어 떨어진다.

이통3사는 보편 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과기정통부가 '비례원칙'을 적용해 다른 요금제도 가격을 인하하게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보편 요금제 도입시 이통3사의 영업이익 감소가 연간 약 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2만원대 보편 요금제만 도입되고 다른 요금제까지 영향이 갈 경우 통신3사의 연간 매출은 지금보다 약 2조원이 넘게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연간 1조원이 넘게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 아닌 경쟁을 통한 요금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나라 통신 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지 않은데다가 저가 요금제가 필요한 이들은 알뜰폰을 이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전성배 국장은 "(규개위의 심사가 통과될 경우) 6월에 보편요금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보편 요금제의 규개위의 심사나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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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 도입 시 기대효과 (이미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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