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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사람들의 기억을 어떻게 지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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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135편

[기업의 질문]

“몇 년 전 우리 회사 제품과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일단 사과하고 소비자들에게 환불과 피해보상을 했습니다. 그 후 저희 제품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났죠. 문제는 지금도 그것이 계속 회자되고 제품 문제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코노믹리뷰

실제 위기관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시기를 그 위기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활성화 시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사실은 그 위기가 마무리된 그 후가 더욱 더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후유증 때문이죠.

일단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으로 위기를 겪은 경우, 그 논란이 어떻게든 사라지게 되어도, 해당 제품에 대한 인식은 남습니다. 회사는 극심한 매출부진과 브랜드 문제를 장기간 경험하게 됩니다. 그 후 어떻게든 해당 제품이 문제 없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보아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공중들은 해당 논란에 대한 기억과 그로 인해 공분했던 기분만을 주로 기억합니다. 상당한 자극이고 분노이자 역겨움인 경우에는 더욱 더 그 기억은 장기화되고 두고두고 회자됩니다. 그 논란이 결국 근거 없는 것이었거나, 잘못된 사실관계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도 대부분 그 결론은 기억하지 않습니다. 해당 회사가 그것에 대해서는 적극 커뮤니케이션하지 않기 때문이고, 그에 따라 일반 공중의 인식 체계는 그리 굳어져 버립니다.

위기를 관리할 때 가장 중요한 대응방식은 초기에 인식을 악화시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입니다. 공중의 인식이 악화되기 전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해당 회사의 위기관리 대응이 단호하게 실현되어 회사의 위기 조치, 원인규명, 배상 조치, 개선 및 재발방지 대책을 쏟아내야 합니다. 그 시간이 길면 길수록 해당 논란은 생선 같이 상해 비린내를 피우게 됩니다. 당연히 공중은 그 상한 비린내를 기억하게 되지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대응 방식은 해당 논란의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그 원인에 대해 회사 측의 책임이나 문제가 없다면, 그 사실에 대해 강력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초기 대응으로만 위기관리 대부분을 가늠하려고 합니다. 그 이후 추가적으로 원인조사 결과나 책임을 다룬 결론이 나오는 경우에는 로우 프로파일로만 대응합니다. 재차 부정적인 인식이 연장되는 것을 꺼리는 것이죠.

앞에서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공중은 논란의 결과를 대체적으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해당 회사의 책임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는데도, 그에 대해 회사가 적극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다면, 그 최초 논란에 관한 기억만 영원히 생존할 가능성은 더욱 더 높아집니다.

회사의 책임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왔을 때 해당 회사는 더욱 더 사활을 걸고 오버 커뮤니케이션해야 합니다. 언론에서 재미 없다고 다루어주지 않는다 해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당 결론을 퍼블리시티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아픈 기억을 다시 끌어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만큼, 결론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조금 더 많은 공중이 해당 논란의 결론을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최초에는 일단 하이 프로파일로 사과하고, 결론이 나오면 억울해도 조용하게 있는 용두사미(龍頭蛇尾) 전략은 종종 공중에게 논란 그 자체만을 기억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입니다. 결론이 나왔을 때 최초 용 머리에 배가되는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해보십시오. 그 안에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깨달아야 하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면 더욱 더 좋습니다. 스토리를 만들어 보십시오. 결론에 대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절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위기 후 예후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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