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전시 중 24세 청년이 떼 가
중국 분노… "책임자 엄벌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중국 진시황릉 병마용(兵馬俑·흙으로 빚은 군대 모형)이 미국 박물관 전시 중 왼손 엄지를 '절도'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 21일 밤 9시쯤 필라델피아 프랭클린 재단 박물관 병마용 전시실에 20대 청년이 들어왔다. 그는 병마용에 팔을 두르고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은 뒤, 병마용 왼손 엄지를 손으로 부러뜨려 호주머니에 넣고 빠져나갔다. 이 장면은 CCTV에 그대로 담겼다. 프랭클린 재단은 중국 산시성 문물교류센터와 공동으로 9월부터 병마용 10구를 임대 전시 중이었고, 이날 박물관에서는 재단 주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프랭클린 재단은 병마용 훼손 사실을 2주 넘게 지난 지난달 8일에야 발견하고 미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했다. FBI는 CCTV 화면을 분석해 용의자로 마이클 로하나(24)를 지목했다. 수사관들이 델라웨어주에 있는 로하나의 집을 찾아가 "내놓을 것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순순히 떼어 간 손가락을 내놓았다. 로하나는 친구들에게 절도 사실을 자랑하는가 하면 모바일 메신저로 지인들에게 병마용과 찍은 셀카를 보내기도 했다.
병마용은 2200년 전 중국 진시황이 산시성 시안의 자기 무덤에 8000여 구를 함께 묻은 군대 모양 흙 인형이다. 병마용 1구당 가치만 약 450만달러(약 48억5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산시성 문물교류센터는 17일 "미국 측에 책임자 엄벌과 손해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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