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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프랑스 남성들 "미투캠페인 지지한다"…르몽드 공개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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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원 등 30인 "성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미투캠페인 배격하는 것에 반대"

연합뉴스

성폭력 피해고발 캠페인 '미투'[#MeToo] (PG)
[연합뉴스 일러스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집권당 의원 등 사회 각계 남성 30인이 여성들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소셜네트워크(SNS)로 공유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원로배우 카트린 드뇌브 등 일군의 문화예술계 여성 인사들이 미투 캠페인에 대해 "남자들이 청교도주의적인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표했다.

프랑스 하원 남녀평등위 부위원장인 피에르 카바레 의원 등 남성 30인은 30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기고문을 내고 "미투 캠페인은 그 어떤 경우에도 청교도주의 혹은 남성 혐오를 표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 증언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시점에 성폭력에 맞서고 피해자를 지지하는 페미니즘운동이 청교도적이라거나 성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면서 "정당한 싸움을 공격하는 이런 반복되는 대응에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희롱·추행 배격 운동을 유혹이나 치근덕거릴 자유라는 이름으로 반대하는 자들은 남성이 성행위를 돈으로 (여성에게) 강요할 수 있다는 논리를 옹호하는 사람들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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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우 카트린 드뇌브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들이 겨냥한 것은 지난 9일 르몽드에 글을 투고한 카트린 드뇌브 등 프랑스 문화예술계 여성 인사 100명이다. 드뇌브 등은 당시 '성의 자유에 필수불가결한 유혹할 자유를 변호한다'라는 글에서 "성폭력은 분명 범죄지만, 유혹이나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은 범죄가 아니다. 남성들에게 증오를 표출하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을 배격한다"고 주장해 논쟁에 불을 댕겼다.

이 글에 대해 프랑스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성범죄 가해자들을 여성들이 옹호했다.", "역겹고 위험한 발상이다"라는 비난이 비등했고 결국 드뇌브는 5일 만에 "해당 글로 상처받았을 끔찍한 행위의 모든 피해자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날 30인의 남성들은 기고문에서 "폭력과 육체·심리·경제적 억압으로부터 성을 보호하는 것이 섹슈얼리티를 진정으로 해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납득시키기 위해 이렇게 지루한 논쟁이 필요하냐"면서 "미투 캠페인의 지지에 공개적으로 동참하라"고 남성들에게 호소했다.

특히 "모든 남성이 성희롱이나 성폭력의 가해자는 아니므로 가능한 많은 남성이 성폭력 가해자들과 남성우월주의자들과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프랑스가 전반적으로 남녀 불평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고 참가자들은 "프랑스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20%에 달하고, 여성은 남성보다 배 이상 집안일과 육아에 시간을 들이며 또한 유리 천장과 미디어의 여성비하에 시달린다"면서 "남자들은 의식·무의식적으로 이 불평등을 유지하고 거기서 이득을 취한다"고 자아비판을 했다.

이어 "우리는 미투캠페인과 연대해 실질적인 남녀평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르몽드 기고에는 알랭 퐁타넬 스트라스부르 부시장, 막심 포레스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와 정치인 등 남성 30인이 참여했다. 특히 피에르 카바레 하원의원 등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여당 앙마르슈의 소속 남성 의원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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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미투캠페인을 촉발한 장본인인 미국의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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