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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러 외무 "한반도 대결 행동 중단되면 북미 대화 적극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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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서 밝혀…"밴쿠버 외무장관 회담은 해롭고 비건설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북한과 미국 및 그 동맹국들 간의 대결적 행동이 중단되면 북미 양자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러시아-중국 간 협력 기조에 관해 설명하며 이같이 소개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대결에서 정치적 해결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한 공동 제안(로드맵)을 내놓았다"고 상기시키면서 "우선 우리는 모두가 진정하고 모든 대결적 행동을 동결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무기 실험 등과 미국이 한국, 일본과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훈련 등의 군사적 조치 추진과 연관된 행동들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우호적이고 대결적 행동에 대한 그러한 동결이 효력을 발생하고 나면 우리는 가장 이해관계가 깊은 관련국들 사이의 접촉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면서 "핵문제의 경우 이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는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 등이 참여하는 소위 6자회담 틀 속에서 북미 양자 대화에 동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양자 대화를 러시아·중국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이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나 북미 간 대결 구도를 해소하려는 작업이 쉽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특히 "미국이 거의 반공개적으로 군사적 해결의 불가피성을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모험주의의 재앙적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한국전 참전 16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대해 "해롭고 비건설적인 회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회담에 대해 아무런 건설적인 것도 기대하지 않으며 비건설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나마 좋은 결과"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이 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것과 관련 "러·중 대표들이 (회담 마지막 날인) 16일 저녁에 밴쿠버로 오면 회담 결과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밴쿠버 회담 논의 과정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지지했다는 미 국무부의 발표에 대해 "분명한 거짓말이며 우리는 이 모임이 해로운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단계적 해결 방안인 '로드맵'을 제안하고 관련국들에 이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북·미, 남·북한 간 직접 대화로 상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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