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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코스닥 ‘바이오 천하’…쏠림 현상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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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활성화 정책 발표뒤 불붙어

15년9개월만에 890선 돌파

제약업종은 15% 넘게 급등

“통합지수 도입땐 기관 자금”

제약·바이오주 선취매 열기

“숨고르기 불가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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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900선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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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시중자금 ‘유동성 몰이’가 초반 효과를 발휘하면서 코스닥 지수가 900선을 눈앞에 뒀다. 코스닥 시장이 사실상 ‘바이오 천하’로 평정되면서 쏠림 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 코스닥 지수는 18.56(2.13%) 오른 891.61로 장을 마쳐, 2002년 3월29일(927.30) 이후 15년9개월여 만에 종가 기준 890선을 밟았다. 이날도 제약업종의 상승(3.85%)이 이어졌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코스닥 지수가 6.79% 오른 가운데 코스닥 제약업종은 15.35%의 상승률로 가장 높았다. 바이오주 강세는 코스피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16%로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의약품 지수는 5.78%로 업종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 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스닥 지수가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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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애초 정부의 코스닥 정책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미 나왔던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고 세제혜택 상품은 개인 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다음달 5일 발표될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KRX 300)에 주목했다. 결국에는 정부의 의지대로 연기금이 이 지수를 벤치마크(평가 기준지수)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기관 중심의 자금이 먼저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한국거래소의 새 지수 시뮬레이션 결과 코스닥의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 6.5% 안팎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바이오업종 비중이 기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에 견줘 높아져 코스닥 제약업종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12일 기준 새 지수에서 코스닥 비중이 9.5%로 올라가는데 이들 대부분은 시총 상위 종목인 제약·바이오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기대가 미리 반영되면서 코스닥은 ‘바이오 천하’가 됐다. 이날 기준 시총이 3조원을 넘는 기업은 8곳으로 이 가운데 7곳이 제약주다. 또 신약업체 바이로메드가 상한가를 기록해 전날 시총 9위에서 4위로 5계단 뛰어오르면서 한때 시총 상위 5종목이 모두 제약주로 채워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 순매수액(244억원)보다 훨씬 많은 1741억원을 쓸어담아 코스닥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8~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이피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제약·바이오 업체 450곳이 참석하는 최대 행사로,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등 국내 업체들의 사업전략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의 코스닥 정책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대책에 가로막힌 유동성의 물꼬를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정책을 통해 유동성의 출구를 만들어주는 자산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코스닥의 헬스케어와 정보기술(IT)이 두개의 축”이라고 짚었다. 코스닥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관찰돼, 속도조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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