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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서울 첫 미세먼지 저감조치…'미세한 변화에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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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먼지배출 15%↓ 교통량↓ 대중교통 이용↑

교통 관련 지표 변화 미미, "효과 의문" 의견도

뉴스1

수도권에서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발령됨에 따라 출퇴근 시간 서울 지역 버스와 지하철이 무료로 운행됐다. 15일 오전 서울 지역 운행 버스에 요금 면제 알림문이 붙어 있다. 2018.1.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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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전민 기자,최동현 기자 = 서울시의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산하 공공기관의 먼지배출량이 줄어든 한편 시내 교통량이 줄고 대중교통 이용자는 늘었다. 다만 교통량 및 대중교통 이용자의 변화폭은 한자릿수 초반대에 머물렀다.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있었는지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서울시에 따르면 15일 노원자원회수시설 등 공공기관 주요 대기배출시설 12곳의 먼지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평소보다 15%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세먼지 저감조치 발령에 따라 대기배출시설의 가동률을 최대 50%까지 단축한 결과다.

시설별로 보면 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소각하는 자원회수시설 5곳은 먼지 배출량이 평소보다 28% 줄었고 열병합 발전소 3곳은 4% 감소했다. 물재생센터 3곳과 음식물 중간처리장 1곳도 각각 3.8%, 20% 감소했다.

또 지난주 월요일인 8일과 비교해 출근시간대 시내 교통량은 줄고 대중교통 이용자는 늘었다. 이날 오전 6~9시 새문안로와 서소문로, 세종대로, 을지로, 남산1호터널 등 서울시내 주요 14개 지점의 교통량을 측정한 결과 8일보다 총 2099대, 1.8% 감소했다.

반면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지하철 1~8호선 및 우이신설선 이용객은 8일보다 2만3126명(2.1%) 증가했다. 주요 역을 살펴보면 신도림역은 362명 늘었고 사당역은 296명, 서울역 247명, 잠실역 242명 증가했다. 같은 시간대 시내버스 이용객도 3500여명, 0.4% 늘었다.

이날 처음으로 발령한 저감조치가 실효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시는 이날 서울형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령해 자율적 차량 2부제, 사업장·공사장 조업단축 등을 실시했다. 또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시내버스는 예비차를 활용해 차내혼잡 가중이 예상되는 노선을 대상으로 운행 횟수를 늘렸고 지하철도 출·퇴근 혼잡시간대를 연장 또는 변경해 운행 횟수를 늘렸다. 지하철 1~8호선과 경전철 우이신설선은 출·퇴근시간 운임을 면제했다.

시는 "서울형 비상저감조치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 참여가 성공의 척도"라며 "앞으로 시민단체 협력 및 홍보 강화, 차량2부제 시행결과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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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운임면제 안내문이 게시되고 있다. 2018.1.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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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조치의 결과? 글쎄…"

그러나 교통 관련 지표의 변화가 이번 조치의 효과라고 보기에는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0~2%대 변동은 날씨 등 다른 많은 변수에 따라 평상시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지난주 월요일과 비교한 자료 외에 아직 더 세밀한 분석은 실시하지 못했다"며 "이날 교통량 및 대중교통 이용자수 변화가 꼭 미세먼지 저감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더 정확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효과를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치의 효과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도 많았다. 이날 오전 지하철을 이용한 회사원 이성환씨(45)는 "미세먼지가 대부분 중국에서 넘어오는 것이니 중국에 해결책을 요구하고 외교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에게 특히 안 좋다는 미세먼지 문제를 단순히 이런 임시방편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버스 승객 김모씨(50)는 "버스는 타는 사람만 타지 오늘 하루 운임이 무료라고 해서 자가용을 안 타겠나"라고 반문했다.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포퓰리즘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왔다. 시는 이날 무료로 운행된 대중교통 요금을 세금으로 대신 납부해준다. 하루 평균 승객 수를 감안해 운송회사에 하루 50억원을 보전해줘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시민은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한 것이지, 세금으로 대중교통비를 무료로 해주는 게 능사는 아니지 않냐"고 비판했다.

시가 시민들에게 정책을 알리기 위해 펼친 홍보활동도 다소 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는 이날 오후 세종대로에서 분진흡입차와 물청소차 4대를 동원해 도로를 청소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대형 트럭 4대가 한쪽 방향 도로를 꽉 채우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해당 도로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던 유모씨(여, 44세)는 "이 넓은 도로를 다 막고 있으니 뒷차들이 하나도 못가지 않느냐"며 "청소를 하니 깨끗한 것 같기는 하지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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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물러가고 미세먼지가 '나쁨'수준을 유지하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서울시 물차와 분진차량이 미세먼지를 청소하고 있다. 2018.1.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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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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