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北 `삼지연 관현악단` 140명 판문점 통해 이동…서울·강릉서 공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북 실무접촉 5개항 합의…속도내는 北평창참가 준비

매일경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릴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앞둔 15일 오전 우리 측 수석 대표인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등 남측 대표단이 군사분계선(MDL)을 넘고 있다. [사진 제공 = 통일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140여 명 규모의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해 개막일 전후로 서울과 강릉에서 두 차례 공연을 진행한다. 북측은 이른 시일 내에 사전 점검단을 파견해 예술단 공연 장소와 무대 조건, 설비 및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을 남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15일 남북 양측은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하고 이러한 합의 내용 등을 담은 5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남북은 오는 17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과 태권도 시범단, 참관단, 기자단 파견 등을 위한 고위급 실무회담을 여는 것도 합의했다. 남북 간 실무적 논의들이 잇달아 속도를 내면서 이번주 안에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전체적 윤곽이 나올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시 한반도기 사용 여부를 놓고 팽팽한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매일경제

양측은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9시간 동안 수차례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 등을 하고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남북은 예술단 파견과 관련해 제기되는 기타 실무적인 문제들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교환 방식으로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 측 수석대표인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회담 종료 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북측 예술단은 판문점을 경유해 서울에서 평창까지 육로로 이동하는 방안을 제기했고 우리 측에 이에 따른 수송수단 등 편의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정부는 북측에 서울 공연 시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서 KTX를 이용할 수 있다는 부분을 북측에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140명에 이르는 대규모 북측 인원이 판문점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매우 이례적인 사례가 된다. 북측이 남측에는 생소한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을 파견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악단의 성격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현재 정부는 삼지연 관현악단은 북측의 대표적인 종합예술단체인 만수대예술단 산하 '삼지연 악단'을 확대·개편한 관현악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측은 이날 정부 측에 삼지연 관현악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이 실장은 "초청된 해외 국빈 방문 행사의 공연을 주로 하는 음악단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 실무접촉 대표단 일원인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북측 예술단 140여 명의 구성과 관련해 "오케스트라는 80명이며 노래와 춤 등이 합쳐져 140명"이라고 말했다. 실무접촉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해 관심을 모았던 현송월 모란봉악단장 방한 여부는 북측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 실장은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남북 예술단 공동 공연에 대해서는 이날 실무접촉에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실장은 "오늘 접촉에서 공동 공연에 대해서는 논의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7일 개최될 고위급 실무회담에서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남북 간 공동 입장 문제와 남북 공동 응원,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여부, 이동 경로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남측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3명이, 북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3명이 각각 회담에 나선다.

정부는 가능한 종목에서라도 남북 단일팀을 만들어 '평화올림픽'의 의미를 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올림픽에 임박해 단일팀을 꾸리는 것이 오히려 오랜 기간 준비한 한국 대표팀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나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한) 부산 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며 "그동안 남북이 9번 정도 공동 입장했는데 (이것이) 체육을 통한 한반도 평화가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역대 주최국이 자국기를 들지 못한 채 경기장을 입장한 적은 없었다"며 "많은 국민이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남북관계에 대한 남측의 일부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남측에 대해 "당국이 여론 관리를 바로 못 하고 입 건사를 잘못하다가는 잔칫상이 제상으로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 / 강봉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