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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지긋지긋한 이명…전기자극으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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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시간대 공동연구팀

매일경제

미시간대가 개발한 이명 치료 장치. 이어폰은 작은 음파를 전달하고 목에 붙인 전극에서는 전기 자극이 주어진다. [사진 제공 = 미시간대학교]


'윙윙윙~.'

자신의 귀에만 들리는 이상한 소리 이명(耳鳴). 이명은 스트레스, 수면 장애, 집중력 감소를 일으킬 뿐 아니라 심하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직 이명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해 완치할 방법도 없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목 부위에 20분간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이명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국 미시간대 이비인후과학과와 의생물공학과 공동 연구진은 수술 없이 전기자극을 이용해 이명 증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기초연구와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은 연구를 소개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휴대가 가능하고 언제 어디서든 전기자극을 줄 수 있는 작은 장치를 개발했다. 임상에 참여한 20명의 이명 환자는 이처럼 작은 라디오 크기의 장비를 매일 20분씩 4주간 사용했다.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 이 장치를 4주간 사용한 환자는 이명 증상이 현저하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조군으로 설정한 그룹에는 단순히 소리만을 들려줬는데 이명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명 원인이 '배측와우핵'에 존재하는 '방추세포'의 과다한 활성화라고 판단해 관련 장비를 만들었다"며 "방추세포가 과다하게 활성화되면 서로 동기화를 이루면서 소리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발생한 신호가 뇌의 다른 부위로 전달되면서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진단이다.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된 동물의 신경세포는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 자극을 기다리지 못하고 신호를 방출한다. 콘서트장처럼 큰소리가 나는 곳에 일정 기간 있다가 나오면 귀에 미세하게 '삐이~'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역시 방추세포와 같은 신경세포가 평소보다 많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는 이어폰과 목에 붙일 수 있는 작은 전극으로 이뤄져 있다. 전극에서는 약한 전자기파가 방출되고 이어폰에서는 주기적으로 전자음이 나온다. 청각과 촉각을 동시에 자극해 과도하게 활성화된 방추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목표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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