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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정부, 평창올림픽 ‘한반도기 공동 입장’ 공식화…野 “국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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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남북 공동입장 합의되면 한반도기 들고 입장”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시 우리 선수 배제 없을 것”

조선일보

2006년 2월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올림픽스타디움에 함께 입장하는 남북한 선수단. 한국의 여자 빙속 대표 이보라와 북한 남자 피겨 대표 한정인이 공동 기수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 /조선일보 DB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1년 만에 손을 맞잡게 될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는데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주최국이 자국기를 들지 못한 채 경기장을 입장한 사례는 없다며 국민의 의사와 배치되게 정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 정부, 공동입장 합의되면 한반도기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공동입장이라도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의 질의에 대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개막식 때 공동입장이 합의되면 한반도기를 들게 되겠다”고 답했다.

도 장관은 “우리가 주최국인데 왜 태극기를 들지 않느냐고 생각하시겠지만, 부산 아시안게임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우리가 주최국이지만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며 “지금까지 9번 정도 공동 입장한 경험이 있고, 체육을 통한 한반도 평화가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막식 전체 행사가 진행되는 초기에는 대형 태극기가 등장하고 경기마다 입상하면 태극기가 올라가게 된다”며 “오는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이 세세한 부분을 논의해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다 들고 들어오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20일 IOC 회의 때) 함께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되면 우리 선수들의 출전권이 박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배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피겨 및 봅슬레이 남북 단일팀 구성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정부가 북한 선수단을 지원하는 과정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위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의 질의에는 “지원은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유한국당 “많은 국민 참담함 넘어 분노” 주장

이에 대해 여야는 각각 기대감과 우려를 표명하며 부딪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많은 국민이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정부의 방침을 정해서 일방적으로 국민 의사와 배치되게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역대 주최국이 자국기를 들지 못한 채 경기장을 입장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지 못하고 한반도 단일기를 들고 입장하는 방안을 북한과 협의 중이라는 얘기를 들은 많은 국민이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올림픽 기간이나마 남북 간의 긴장 완화 측면이 있어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환영한다”면서도 “북한 선수단이 참가한다고 마치 한반도의 평화가 달성된 것처럼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북한이) 참가한다는데 이런 상황을 놓고 ‘정치쇼’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하는 방안에 대해 “그동안 9번의 관례가 있고, 한반도기의 탄생 배경도 있다”면서 “(한반도기가 지닌) 의미가 구현되고 세계인의 이목도 집중돼 흥행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도 “제 기억에도 공동 입장할 때 올림픽 정신이 가장 잘 구현된 모습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었고, 국내에서도 호평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전쟁위험이 고조되는 와중에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뿐만 아니라 여러 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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