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1 (금)

“엄마 위해 뛰고 있어요” 평창성화 든 인천의 ‘하니’ 최희진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엄마에게 성화봉송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자리인지 듣고 뿌듯했어요.”

최희진(14·부원여중)양은 12일 오후 평창올림픽 인천 지역 성화봉송 주자로 부평공원 인근 100m 구간을 뛰었다. 최양은 달리기를 마친 뒤 “처음엔 성화봉송 주자의 의미를 잘 모르고 평소 대회 준비하듯 ‘그저 뛰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조선일보

지난 12일 성화봉송 이어달리기를 마친 최희진(14)양이 인천 연수구 선학체육관에서 미소짓고 있다. /양승주 기자


최양은 소년육상 유망주다. 선수생활 3년 만인 2016년 전국소년체전 초등부 여자 육상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해 3개의 메달을 땄다. 인천시에서 33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다. 최양이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처음 육상을 지도한 일신초등학교 육상부 한근희 감독은 “친구들과 술래잡기하던 희진이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며 “운동을 제대로 배우기 전에도 100m를 14초대에 뛴 천부적 재능”이라고 했다.

최양이 100m를 가장 빨리 뛴 건 작년에 잰 12.76초다. 100m 달리기에 비해 200m 달리기가 약했다. 훈련을 견딜 만큼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기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고 한다. 최양의 부모님은 최양이 3살 때 이혼했고, 어머니(44)가 지역아동센터 급식도우미로 일하며 홀로 최양의 언니(20)와 최양을 키웠다. 어머니가 허리디스크로 2012년 몸져 누운 뒤 세 식구는 매달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 80만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딱한 사정을 듣고 외부 도움이 이어졌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선 2016년부터 인재양성사업을 통해 최양의 운동용품 구입비, 훈련비, 체력 보강비 등을 지원했다. 재단 관계자는 “충분한 육류와 영양제 섭취로 최양의 지구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최양은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육상 훈련을 한다. 최양은 “엄마는 늘 ‘1등은 안해도 되니, 최선을 다해라. 노력한 것은 결국 좋은 결실을 맺는다’고 하신다”며 “항상 날 응원하시는 엄마를 생각하면서 뛰고 있다”고 했다. 최양의 꿈은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처럼 빠르게 뛰는 선수가 되는 것. “볼트처럼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대한민국 육상의 위상을 알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권선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