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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민희진 “부당 대우·아티스트 카피” vs 하이브 “계획된 배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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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사진ㅣ스타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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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하게 대우했고 아일릿이 뉴진스 카피했잖아요. 경영권 탈취는 무슨,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놔 주세요” (민희진 측)

“여론전 통해 경영권 탈취하려고 했잖아요.” (하이브 측)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자신의 대표 자리를 되찾기 위한 법적 공방을 시작했다. 민희진 측과 하이브 측은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먼저 민희진 측 법률대리인은 민희진-하이브 사태 경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으며 전체적으로 부당한 대우에 대해 피력했다. 민희진 측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배신행위, 괴롭힘으로 이번 사태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시혁과 하이브 측이 민희진에 대해 비협조적인 대우와 모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민희진 측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의 그룹 뉴진스 표절을 강하게 꼬집었다. 민희진 측은 “민희진이 주장한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에 대해 하이브는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됐다. 내부고발자의 제보가 있었다. 그에 따르면 빌리프랩의 요청으로 뉴진스 기획안을 넘겼고 그걸 이용해 (아일릿을) 만들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희진 측은 하이브가 이 같은 기획안 참고 행위에 대해 아무런 제재없이 방치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하이브의 직장 내 괴롭힘 은폐 및 방조, 또 언론플레이를 통한 민희진 흠집내기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매체 ‘디스패치’ 실명을 거론하며 “언론은 임의로 하이브의 감사보고서를 열람할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감사 내용에 있는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다는 건 하이브가 디스패치에 제공한 것으로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민희진 측은 이번 사태를 두고 멀티레이블의 한계라고도 했다.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체제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애초에 어도어에 대한 침해 발생 가능성이 상존했다”고 바라봤다.

또 민희진 측은 주주간계약해지 사유가 부적절하다며 명확한 귀책사유가 없는, 신뢰관계 파탄만으로는 해지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희진이 이뤄낸 어도어 매출, 높은 성과 등을 언급했다.

민희진 측은 “뉴진스는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이고 뉴진스에게 민희진의 존재는 신뢰관계의 핵심이다. 민희진이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하지 못하면 뉴진스 연예 활동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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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민희진 대표. 사진l스타투데이DB


하이브 측은 민희진 측의 변론에 대해 “민희진 측의 핵심은 여론전 실행”이라고 말했다.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민희진이 어도어 경영진과 올해 2월부터 배신행위를 계획했다며 3월 최초 경영권 탈취 문건인 ‘프로젝트 1945’가 작성됐다고 했다. 이 문건을 토대로 하이브 측은 민희진 측이 “1. 아일릿 표절사태 2. 부당한 주주간 계약 체결 이슈 3. 음반원 밀어내기 4. 뉴진스 데뷔 무산 가능성 및 르세라핌 뒤로 데뷔 연기, 데뷔 프로모션 간섭 5. 광고 에이전시 업무 이슈 6. 불공정 대우 7. 편파적인 리뷰 공유” 순으로 경영권 탈취 이유를 수립했다고 봤다.

하이브 측은 민희진 측의 ‘경영권 탈취 계획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으며 불가능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는 단순 경영진의 상상과 하소연, 사담에 그칠 수 없다. 이들이 실제로 계획 모색을 넘어 전문가 영입, 투자자 미팅, 뉴진스 부모 및 언론 접촉 실행을 해왔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희진 측은 1년간 여론전과 더불어 방시혁 의장 압박, 뉴진스를 활용하면 어도어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이브 측은 ‘4월 3일 1차 (항의) 메일 보내고 여론전 준비한다. 답 오는 거 보고 11일 이후 터트린다’는 민희진의 카톡 내용을 토대로 그가 계획적으로 기자회견 개최를 열었으며 경영권 탈취를 모색한 것임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희진 측은 “집대성으로 떠뜨렸다는 건 말도 안된다. 하이브의 행위를 보면 그렇게 판단할 수가 없는데 황당하다. 하이브가 기자회견 전에 언론 보도하고 민희진을 고소했고 그에 대한 방어가 기자회견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하이브 측은 “이 사건은 엔터 업계에서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유형의 분쟁이다. k팝 산업의 미래를 황폐화 시키고 신뢰 관계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철저히 계획된 배신, 아티스트까지 볼모하는 어떤 사례보다도 더 악질인 사건”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양측 변론 종료 이후 재판부는 하이브 측에 민희진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물었다. 이에 하이브 측은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대해 찬성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민희진 측의 신뢰 요구로 인해 명확한 문구를 조서에 남기기로 재판부는 결정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심문을 종결키로 했다. 민희진 측은 오는 17일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임시주총 이후 대표이사 재선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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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민희진 대표. 사진l스타투데이DB


앞서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8월 27일 민희진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어도어는 민희진 전 대표가 사내이사직 유지 및 뉴진스 프로듀싱을 그대로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희진 전 대표 측은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은 주주간계약에 위반되는 것이고 법원의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뉴진스 멤버들은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에 민희진 전 대표를 원상복귀 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지난달 25일 “대표이사직 복귀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수용 불가한 것으로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민희진 전 대표의 재선임 안에 대해서는 “9월 11일 민희진 이사에게 향후 5년간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이미 한 바 있다. 5년은 뉴진스와의 계약이 남아있는 기간 전체”라고 설명했다.

민희진 측은 “어도어 이사회는 9월 11일 오전, 민희진 전 대표에게 향후 5년간 뉴진스 프로듀싱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계약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말만 있었을 뿐 초안에 있던 일방적인 해지권 등 수많은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진정성 있는 제안은 전혀 없었다, 절충안 제시라는 표현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민희진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 3년 만료일은 오는 11월 2일이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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