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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홍준표 “국정원 댓글은 불법, 문슬람 댓글은 합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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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재인 정부 열성 지지층 뜻하는 ‘문슬람’ 거듭 비난

국가기관 불법과 일부시민 댓글 동일선상 비교 논란

“중동 국익” 주장하더니 ‘이슬람 편견’ 용어 반복사용

“문재인 정권 홍보전략은 나치 괴벨스식 선전” 주장도



지난해 대선에서 거침 없는 발언으로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편견이 담긴 용어를 공개석상에서 거듭 반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 대표는 15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가정보원 댓글은 불법이고, ‘문슬람’ 댓글은 적법한가”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 정권은 세월호와 국정원 댓글을 이용해 집권했다. 이제는 자기들이 댓글로 정권을 유지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이 문 대통령에 우호적인 기사에는 긍정적 댓글을, 자신과 자유한국당 관련 기사에 부정적 댓글을 집중적으로 다는 행위를 비난하며 ‘문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2일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도 “국정원 댓글과 세월호를 이용해서 정권을 잡고 ‘문슬람’ 댓글 여론조작으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의 조직적 불법 행위를 일부 시민들의 댓글에 비유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정 종교에 대한 편견이 담긴 부정적 용어를 대선 후보로도 나섰던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반복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이)슬람’의 합성어인 ‘문슬람’은 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열성 지지층을 일컫는 은어다. 문 대통령 반대진영에서 주로 쓰인다. 어원은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열혈 지지층의 행위에 종교적 맹신으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공격하는 ‘이슬람 과격 근본주의자’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슬람 전체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이든 시민이든 사용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용어라는 평가가 많다. 앞서 홍 대표는 임종석 대통령 실장의 아랍에미리트 특사 파견 논란과 관련해 줄곧 ‘중동과의 관계를 망쳐 국익을 해쳤다’고 주장해 왔다. 아랍에미리트 인구의 90%는 수니파 무슬림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집권여당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는 하지만, 평창겨울올림픽이라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앞두고 종교적 편견이 담긴 용어로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홍 대표는 15일 문재인 정권의 홍보전략을 독일 나치의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의 선전술에 비유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런 식으로 나라를 이끄는 것은 거짓말도 계속하면 참말이 되는 괴벨스식 국가운영이다. 자유한국당은 헌법 개정에 반대하지 않는데도 마치 지방분권에 반대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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