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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허인 KB국민은행장, 취임하자마자 현장으로…앞장서 뛰는 `명불허전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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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금융권 새 사령탑 ◆

매일경제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리더십은 '명불허전'으로 표현된다.

원래 의미의 한자와는 다른 '명불허전(命不許前)'이다. '명령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허 은행장이 직접 앞장선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취임식 당시 에피소드가 이를 잘 보여준다. 허 은행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은행의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를 고객지향적 영업 활동에 맞춰 과감하고 신속하게 고치고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서울 여의도 영업부를 방문해 고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올리며 손님을 직접 맞았다. 본인이 한 말을 곧장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어진 일정 역시 모두 고객지향적 영업 활동과 관련 있다.

여의도 영업부를 떠난 허 행장은 곧장 경기도 안산으로 자리를 옮겨 중소기업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허 행장은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그다음으로는 서울 영등포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지원 방안들을 교류했으며, 더불어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서민금융 거점점포인 희망금융플라자를 방문해 서민금융 일일 상담을 진행했다. 직접 고객의 고민을 듣고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그분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 가능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안내했다.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무려 10여 개의 일정을 직접 소화하면서 직원 및 고객들과 소통한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허 행장은 '리더가 책상 앞에 앉아 지시만 내려서는 회사가 절대 발전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직접 앞장서서 직원들과 어려움을 함께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라고 늘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허 행장은 이 같은 리더십을 발휘해 달성하고 싶은 경영목표 네 가지를 신년사를 통해 제시했다.

첫 번째는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고객 중심의 은행'이다. 그는 "KB국민은행이 고객 마음속 1등 은행으로 자리 잡으려면 고객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직원의 마인드와 행동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이를 위해 허 행장은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고객 친화적인 영업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KB-Wise 근무제' '영업점 방문 예약 서비스', 신속한 고객 서비스를 위한 '디지털 창구 운영' 등 영업점 운영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스마트한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혁신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직원 중심 조직 문화가 활짝 핀 KB국민은행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동료와 선후배로부터 존중과 배려를 받은 직원들이 고객을 더 즐겁게 응대할 수 있고, 고객을 즐겁게 응대해야만 고객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본인의 깨달음에서 나온 철학이다. 그는 "은행장인 저부터 솔선수범해 허심탄회하게 직원들과 소통하고 직원들을 존중하며 배려하겠다"며 "경청과 존중의 직원 중심 KB 조직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감을 바탕으로 파트너십그룹(PG), 기업 금융·외환 집중화 등 '협업 문화'가 'KB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허 행장이 제시한 세 번째 경영목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KB국민은행'이다. 허 행장은 KB국민은행이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선진 금융기업과 무한 경쟁하기 위해 디지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허 행장은 '은행 안에 또 다른 은행(Bank in Bank)'인 '디지털뱅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핵심 전략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상정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의 디지털뱅크를 고객이 즐겁고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진화시키기 위해 접근성, 편의성, 보안, 디자인 등 모든 분야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네 번째 경영목표는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KB'다. 구체적으로 고객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은행 영업 조직을 만들고 새로움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과 혁신에 대한 강한 역동성으로 무장한 '유니버셜 뱅커'를 육성하자는 내용이다. 특히 유니버셜 뱅커가 되기 위해 은행이 제공하는 체계적인 연수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유니버셜 뱅커가 되겠다'는 직원 한 명 한 명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단기성과주의와 밀어내기식 프로모션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없애 생산성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자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최근 경영진 간담회에서 "자동차 핸들이 왼쪽 좌석에 있어 보통 왼손으로 자동차 문을 여는데 그러면 앞만 보게 돼 뒤에 누가 오는지 알 수 없다"며 "네덜란드에서는 차 문을 열 때 '좌우를 잘 둘러봅시다'라고 주의를 주기보다 오른손으로 열라고 함으로써 자연스레 옆과 뒤를 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 중심' 문화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허 행장은 취임 초부터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자리를 탄탄히 굳혀야 한다는 중요한 임무를 받아들었지만 특유의 솔선수범 리더십을 통해 이 같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1961년 경남 진주 출생 △1984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 법과대학원 졸업 △1988 장기신용은행 입행 △2001 기업금융 종합정보시스템 개발 TFT 팀장 △기업금융발전전략수립 TFT 팀장 △2004년 KB국민은행 대기업부 부장 △2005년 KB국민은행 동부기업금융지점 지점장 △2008년 KB국민은행 신림남부지점 지점장 △2012년 KB국민은행 삼성타운대기업금융지점 지점장 △2013년 KB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 본부장(상무) △2015년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대표(CFO) △2016년 KB국민은행 영업그룹대표(부행장) △2017년 11월 KB국민은행 제 7대 은행장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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