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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부질없는 희망고문하지 말고 손절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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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명수


주가가 오르고 시장이 들썩이면 주식 관련 기사나 증권 사이트의 구독자가 급증한다. 다 기사내용은 엇비슷하다. 유망 종목, 돈 번 투자자 들에 관한 이야기며 주식 호황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구독자들은 새로운 정보를 얻으려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믿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개인 투자자들은 자기에게 불리한 정보는 유리하게 해석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가가 오르고 있는 보유종목에 투자한 자신의 결정을 지지하고 인정해 주는 기사만 골라 읽는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기로 접어들면 이상하게도 증권 사이트의 인기가 시들해져 구독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아진다. 시장 하락기엔 가치있는 정보가 더 필요한 데도 그렇다. 구독을 중단하는 것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의 아픔을 되새김하는 것이 싫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손실 폭은 더 커지고 결국에는 될 대로 되라며 자포자기 심정에 빠진다. 개인들이 이처럼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인지의 부조화에’ 빠져 재산을 날리는 과정이 대개 이렇다.

심리학 용어인 인지의 부조화는 실패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으로 주식투자자들에게 자주 발견된다. 인지의 부조화에 빠지지 않으려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을 인정하고 잘 못 산 주식은 어느 정도 손실을 보는 선에서 ‘손절매’를 하는 것이다.

인지의 부조화를 벗어나는 확실한 방법은 가급적 시장을 멀리하는 것이다. 시장에 가까이 있으면 군중심리에 휩쓸려서다. 군중심리가 얼마나 위험한가는 수요공급의 원리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주식 값이 싼 것은 공급자가 수요가보다 많을 때다. 군중심리를 좇게 되면 주가가 쌀 때엔 사지 못한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는 건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인데, 대중을 따르는 사람은 그제서야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비싸게 산다.

군중심리를 따르다간 손해를 본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래서 투자의 고수들은 군중심리를 가장 경계한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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