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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인사팀 전통은 ‘셀프승진’” 고양·파주시 공무원 인사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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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근 승진인사 관련 “무원칙, 불공정” 비판 잇따라

“희망보직제 무늬뿐”…인사부서 ‘셀프승진’도 도마에



한겨레

경기도 고양시가 최근 단행한 승진인사를 두고 많은 공무원들이 무원칙·불공정 인사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고양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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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 등 경기북부 지자체 공무원들이 최근 단행된 인사를 두고 사내게시판 등을 통해 ‘이게 인사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고양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고양시는 지난 10일 3·4급 승진자 5명과 6급 이하 133명 등 138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고양시는 민선 5·6기 인사의 5대 원칙인 성실성, 전문성, 창의성, 헌신성, 자발성 준수와 성과·능력 중심의 양성평등 균형인사 등 원칙에 충실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고양시 관계자는 “민선 6기가 강조하는 시스템 행정과 협치, 소통을 통해 주요업무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직원들과 기피·격무부서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한 공무원들이 승진대상에 포함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많은 공무원들은 “무원칙적이고 불공정한 인사로 납득이 안된다”는 반응이다. 한 직원은 “인사 5대 원칙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고, 시민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보다 시장 홍보부서 직원들이 승진이 잘되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희망보직제라는 것도 무늬뿐이고 실제론 주요부서 직원은 미리 내정돼 대다수 직원들에게는 절망보직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직원은 게시판에서 “이런 무원칙의 인사는 줄과 빽을 우선시하던 박근혜 정권에서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참고 또 참았지만 청와대 청원이라도 해야할 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이어 전·현직 인사담당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 보다 4~5년 이상 빨리 승진한 것에 대해 ‘셀프승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권불십년’ ‘적폐청산’ ‘촛불이라도 들고 싶다’ 등 가시 돋친 말을 게시판에 쏟아냈다.

고양시 공무원들은 또 지난해 11월27일 5급 승진인사부터 시작해 이달 2일 6급 근속승진과 10일 3·4급, 6급이하 승진 등 잦은 인사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16일에는 승진자들을 포함한 450여명에 대한 전보인사가 이어지고, 3월 중순께는 행정안전부의 조직개편에 따른 추가인사가 예정돼 있다. 한 공무원은 “잦은 인사도 문제지만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답답하고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주시도 지난 9일 단행한 4·5급 승진·전보 23명 인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재홍 전 시장의 시장직 상실이 확정된 상태에서 권한대행을 맡은 김준태 부시장의 첫 인사에서 시는 “명부순위와 발탁인사를 통한 안정적 시정운영에 방점을 두었다”고 자평했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기대와는 거리가 먼 인사라고 비판했다.

특히 파주시 인사를 맡았던 인사팀장이 5∼10년 선배 공무원들을 제치고 승진대상에 포함되자 공무원노조 누리집에는 ‘셀프진급’이라는 비난과 항의성 글이 잇따랐다. 한 노조원은 “이번 인사에 뜻밖의 신동(인사팀장)이 탄생했다. 그가 대법원 판결로 시장직을 상실한 이재홍씨의 집사 노릇을 한 결과 승진으로 보상받은 것 아니냐”며 “공무원들이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이번 인사를 통해 또 다른 충성맨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시장에 대해서도 “실망했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잠시 머물다 발령 나서 가면 그만인 사람이 마치 시장이라도 된 것처럼 무책임하게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시공무원노조는 11일 시 내부 누리집에 인사팀장의 ‘셀프승진을 규탄한다’며 인사에 대한 논평을 냈다. 노조는 ”수년간 총무과 인사팀의 전통은 셀프승진이었고, 이번에도 그 전통은 빗나가지 않았다. 부시장은 인사팀장의 승진 배경과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한 답변을 달라“고 촉구했다. 김 부시장은 “시장 부재의 어려운 상황에서 파주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적임자를 선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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