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1 (월)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 대선 출마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흑인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공로상

“진실이 가장 강력한 도구” 명연설

CNN “기획된 정치입문 선언 같아”

중앙일보

지난 7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윈프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다.(중략) 아무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라는 말을 다시 할 필요가 없도록 우리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동적인 웅변으로 주목 받은 방송계의 거물 오프라 윈프리(65)가 오는 2020년 미국 대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CNN은 8일(현지시간) 윈프리의 가까운 친구 2명의 말을 인용해 “윈프리가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선 출마를 적극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윈프리의 오랜 파트너인 스테드먼 그레이엄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그것(윈프리의 대선 출마)은 사람들에게 달렸다. 윈프리는 기필코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선 윈프리를 두고 ‘프레지덴셜(presidential)’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2020년 미 대선 후보를 의미하는 해시태그 ‘#오프라2020’ 또한 퍼지고 있다. CNN은 별도 분석 기사를 통해 전날 윈프리의 수상 소감이 정교하게 기획된 ‘정치 입문 선언’ 같았다고 전했다.

윈프리는 지난 7일 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공로상 격인 세실 B. 데밀 상을 수상했다. 여느 참가자들처럼 반(反) 성폭력 메시지를 나타내기 위해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그는 수상 소감을 통해 강력한 낙관주의를 전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이 상을 받은 첫 번째 흑인 여성이라는 사실을 지켜보고 있는 소녀들이 있다. 나는 모든 소녀들이 알았으면 한다. 새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누구도 ‘미투’라는 말을 하지 않게끔 열심히 싸워온 훌륭한 여성들과 여러 남성들 때문일 것이다.”

윈프리가 언급한 ‘미투’는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프로듀서 하비 웨인스타인 성추문을 계기로 전 세계를 강타한 성폭력 공개 캠페인이다. 자신이 경험한 성추행·성희롱을 용기 있게 폭로한 이들 덕분에 각계의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공개 사과를 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윈프리의 발언이 특히 공감을 산 이유는 그 자신이 ‘원조 미투’ 여성이기 때문이다. 1954년 미시시피주 시골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윈프리는 9살 때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10대 시절에는 마약 중독에 시달리기도 했다. 83년 방송을 시작한 윈프리는 특유의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자신의 경험 또한 공유했다.

윈프리의 대선 출마설은 과거에도 불거졌지만 윈프리는 모든 소문을 일축한 바 있다. 윈프리는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고 그 전 민주당 예비선거 땐 클린턴과 경쟁한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를 지지했다.

윈프리 출마 여론이 비등하자 파장은 백악관에까지 미쳤다. 이날 관련 질문을 받은 호건 기들리 부대변인은 “오프라 윈프리건 누구건 기록적인 성취를 해낸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야 할 것”이라며 “도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의 의견도 엇갈린다. 오바마 대통령의 수석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엑설로드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윈프리의 공감 능력을 존중하지만 트럼프 이후에도 유권자들이 비정치인·방송인 출신을 원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윈프리는 86년부터 2011년 5월까지 미 CBS에서 ‘오프라 윈프리 쇼’를 25년간 5000회 진행했다. 2005년 국제 에미상 방송인상과 2012년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5월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윈프리의 재산 규모가 29억 달러(약 3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