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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남경필·김세연 탈당해도 통합열차는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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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세연 의원이 9일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남 지사는 ‘선(先) 보수 통합’, 김 의원은 ‘지역 당원 동지들의 뜻’을 탈당 명분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이학재 의원도 거취를 고려 중이다. 작년 11월 원내교섭단체(20석)가 무너진 뒤 바른정당은 다시 한번 의원은 물론 광역단체장까지 잃었다.

유승민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유 대표가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통합 결심이 서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발언을 한 이후 국민의당에서는 “통합 안 하겠다는 거냐”는 말까지 나왔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당의 진로가 한 치 앞도 내다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결국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모두 합당을 되돌리기엔 너무 많은 논의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열차는 간다

유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유 대표는 일각에서 나오는 당 정체성과 반대되는 말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통합 결심이 서지 않았다”는 유 대표의 발언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현 국민의당이 지지하는 ‘햇별정책’ 등 대북·안보 문제에 대해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전향적으로 양보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는 것이다. 유 대표는 “경제·사회 문제에서는 진보적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나는 안보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해왔다. 유 대표의 측근인 지상욱 정책위의장도 최근 “창당 정신 중 뭘 지킬 건지, 무슨 협의를 할 건지, (통합신당의) 정체성은 뭔지, 안보 문제는 어떤 자세로 협의를 할 건지 모르겠다”며 “공론화된 논의장을 마련해주길 요청한다”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유 대표의 메시지에 대해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유 대표는 ‘빨리 싸움을 그치고 본격적인 통합 속도를 내자’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여기에 박(박지원)·정(정동영)·천(천정배) 등 일부 호남 중진 의원을 털어내고 오라는 뜻도 담겼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문제 되는 햇볕정책이나 각종 당의 정체성 문제를 세밀하게 검토해 빨리 결론 낼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남경필 지사와 김세연 의원의 이탈은 상당히 뼈아프지만, 어떻게 보면 작년 말부터 예상됐던 일”이라며 “두 사람의 이탈이 향후 국민의당과의 통합 과정 등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고 했다. 실제로 김 의원의 탈당은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보다는 당협위원장 인선을 앞둔 한국당의 스케줄에 맞춘 행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열차는 남 지사와 김 의원 탈당과는 별개로 예정대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이 아닌 유승민·안철수의 결합”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의 또 다른 뇌관은 누가 당의 얼굴이 되느냐다. 국민의당은 대체로 ‘새 얼굴’을 내세워야 한다고 하지만, 바른정당은 상당수가 유승민·안철수 ‘투톱’으로 가야 한다고 하고 있다. 한 바른정당 의원은 “양당이 합하는 이유는 오로지 유승민과 안철수라는 두 인물 때문”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바른정당·국민의당의 맹목적 합당처럼 보일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두 인물이 함께 간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지방선거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도 유승민·안철수 투톱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얘기가 많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유승민·안철수 투 샷으로 당이 운영되는 순간 유권자들의 마음도 우리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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