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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레이더P] 예산안 처리 설욕 벼르는 한국당, 무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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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한국당 패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여당은 한국당보다는 제2야당인 국민의당을 달래는 전략으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한국당은 11일부터 2주간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공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국가정보원 개혁 등 문재인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관심사안에서 존재감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마침 임시국회가 시작하는 11일 임기를 마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퇴임 소회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홍준표 대표는 '사시 부활'을 주장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 '불공정 사회' 비판하며 공세 洪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관악청소년회관에서 열린 '정시 확대와 사시 부활을 위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문재인정부를 향해 독설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서민들이 계층 간 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는 아주 불공정한 사회로 가고 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좌파정부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만약 사법시험 제도가 없었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없었고, 홍준표도 없었다"며 "아버지가 법조 고위직이나 국회의원이면 그 자제들은 판검사가 되거나 일류 로펌에 취업한다. 이런 사회는 정상사회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돈은 없어도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며 "제발 서민들한테 거지 동냥 주듯 국민 세금을 찔금찔금 내어주는 것에 현혹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예산안 처리와 달리 입법 과정에선 '한국당 패싱'이 쉽지 않다. 예산안과 달리 법률안은 한국당이 반대하면 여당이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더라도 처리할 방법이 없다. 공수처 설치나 국정원 개혁 등 여야가 대립하는 쟁점 법안이 많아 12월 임시국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 정우택 "국민의당과 관계 중요" 강조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1년이 자신의 20년 정치인생에서 가장 험난했다고 말하면서 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예산안을 협의하는 상황에서 여당과 제2야당이 야합식 뒷거래를 한 것은 우리 정치에서 없어져야 할 구태 중 구태"라며 "여소야대 환경 속에서 소수인 여당이 진정한 협치를 실천하는 길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1야당과 국정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2야당과 야합적 정치로 뒷거래나 하는 작태는 분명히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곧 선출될 후임자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민의당과의 관계 정립이 상당히 힘들었다"며 "제2야당과도 원활한 관계를 잘해나갈 수 있는 전략을 잘 짜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당 패싱'을 당하지 않기 위해선 명실공히 다당제의 '캐스팅보터'로 자리매김한 국민의당 설득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

정 원내대표는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이 불발된 것을 꼽았다. 그는 "(당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제가 보는 그 당시 정치 상황과 박 전 대통령의 여러 가지 입장을 여당 원내대표로서 듣고 논의하길 원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이후 벌어진 여러 가지 사태를 보면 그때 제 생각을 좀 관철을 시켰으면 더 좋은 상황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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