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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니 효과' 피자마루 웃으면 '갓뚜기'도 웃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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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마루 웃으면 ‘갓뚜기’도 웃는다?

오뚜기·피자마루·충칭이 얽힌 사연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기획재정부 공무원을 위해 피자를 주문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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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에게 피자 350판을 쏘면서 유명세를 탄 피자 브랜드 ‘피자마루’.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피자마루가 선택된 배경에는 정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

문 대통령이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고생한 기재부 공무원들에게 간식을 사주는 이벤트를 계획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은 청와대 정책실에 어떤 피자 브랜드가 좋은지 문의를 했다고 한다. 정책실은 논의 끝에 ‘가맹점 대표자 마케팅협의회’ 등을 통해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을 추구하는 피자마루를 추천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7월 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청와대 호프 미팅 때 내놓은) 수제 맥주처럼 우리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피자마루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니 굿즈’의 대열에 합류한 피자마루는 지난 6일 이후 일부 매장에서 매출이 40% 이상 뛰는 등 문 대통령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재밌는 건 피자마루에 피자의 주원료인 치즈, 이스트, 크림, 뉴슈가 등을 납품하는 기업이 지난 2003년 오뚜기의 계열사로 편입된 조흥이라는 점이다. 주요 대기업이 초대된 지난 7월 기업인 호프 미팅 때 재계순위가 한참 밀리는 오뚜기가 초대된 이유는 오뚜기가 비정규직을 거의 안 쓰는 등 일자리 창출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는 한동안 화제를 불러 모았다. 피자마루의 매출이 오를수록 납품업체인 조흥의 매출에 기여하고, 결국 오뚜기도 득을 보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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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마루 충칭 1호점 [피자마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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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로운 건 또 있다. 13~16일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15~16일 중국의 충칭(重慶)을 방문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 서부대개발의 거점 지역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가 남아 있어 우리와도 인연이 깊은 충칭에는 우리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다.

그런 기업 중에는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도 있지만 피자마루와 같은 중소기업도 있다. 피자마루는 지난 7월 충칭 1호점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국내 외식 브랜드의 중국 내륙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충칭에서 개최한 ‘제1회 충칭 프랜차이즈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청와대도 지난 6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 업무추진비로 피자를 샀다는 소식을 전하며 “(피자마루는) 상생협력을 통한 브랜드 운영과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가 사전에 문 대통령의 충칭 방문과 피자마루의 충칭 매장 진출까지 고려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피자마루가 충칭에 매장이 있는 것까지는 몰랐다”고 했다.

이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고를 다음 먹거리가 무엇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맥주(7월 27일 청와대 기업인 호프 미팅)→치킨(9월 28일 해군 2함대 장병 격려)→피자(12월 6일 기획재정부 공무원 격려)가 거의 2개월 간격으로 선택된 만큼 설날을 전후로 또 다른 먹거리가 ‘이니 굿즈’로 등장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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