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때 진실규명 방해·유족 모독하더니
문재인 정부 해수부 ‘유골 발견 은폐’ 논란되자
“정권 내어놓아야 할 범죄…국정 조사” 주장
유족들 “자격없어…자유한국당은 좀 빠져달라”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원들이 2015년 2월4일 오전 국회 앞에서 특별조사위원회 무력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를 획책하는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새누리 당사로 이동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하자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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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더러운 입에 ‘세월호’의 ‘세’자도 담지 말라!”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유골 은폐 의혹 사건’이 다시 한 번 세월호 가족들의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에서 뼛조각 1점이 발견됐지만, 현장수습본부는 이 사실을 미수습자 가족과 선체조사위 등에 즉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2일 선체조사위를 통해 유골 발굴 소식을 들은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이 거꾸로 해양수산부에 확인을 요청할 정도였습니다.
이에 4·16 가족협의회 등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공식 사과와 관련자 엄중 문책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덧붙여 “한 사람의 징계로 끝날 게 아니라 해수부 내 인적 청산,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23일 오후 “세월호 수습을 주관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관련자에 대한 조속한 조사를 지시했고,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이완구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2014년 5월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 결의문을 낭독하고 국민들에 사죄의 의미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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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도 익히 예상하셨겠지만, ‘구역질 나는 더러운 입’의 주인공은 바로 자유한국당입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새누리당의 후신이 바로 자유한국당입니다. 당시 새누리당은 세월호를 ‘교통사고’ 정도로 치부하고 ‘수억 원의 보험금’ 운운하며 유족을 모독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이번 ‘유골 은폐 의혹 사건’을 두고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다음은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22일 발표한 논평의 일부입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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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을 넘어 경악이다 .
(중략)
국가의 도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비판하더니 ,
(중략)
정부는 더 소문이 증폭 되기 전에 빠른 진상규명과 국민들이 용서할 때까지 사과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철저히 문책하라.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한다 .
23일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논평에서는 “(이 정부는) 세월호 사건 때에는 청와대 동선을 1분 단위로 밝히라고 윽박지르면서 난리쳤다”며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이것이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요구하겠다”고 했습니다. 더 과격한 발언도 나왔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권은) 세월호 의혹 7시간을 확대 재생산해서 집권했는데 유골 은폐 5일이면 얼마나 중차대한 범죄냐. 그들 주장대로라면 정권을 내어놓아야 할 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세월호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계속 이용해온 문재인 정부의 업보”라고까지 했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류여해 최고위원이 7월3일 낮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감자 포장 봉사활동 현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남양주/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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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정치인의 말은 더욱 그렇습니다. 참여연대는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19대 국회의원 발언과 태도에 대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습니다. 17가지 이슈 중 첫 번째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가족들에게 막말’입니다. 모두 13명의 의원이 ‘문제적 발언’의 주인공으로 꼽혔는데요,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었습니다. 이 보고서와 과거 언론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과거 새누리당 의원들이 뱉은 ‘세월호 막말’을 유형별로 정리해 소개합니다. (▶관련 기사: 19대 의원 ‘문제적 발언’ 왕중왕은?)
1. 세월호 참사 폄하·유가족 모독
■ 2014년 8월 1일
국회 본청 앞에서 19일째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두고
“(본청 앞에) 줄 치고 옷(빨래) 걸어놓고, 그게 모양새가 뭐냐. 그 모습이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 “정의화 국회의장이 (유족들의) 농성을 허가해줘서 그런 거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억울할 때마다 (국회에) 와서 그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
■ 2014년 6월 30일
세월호 국정조사 기관보고 과정에서 지지부진한 진행에 분통 터뜨리는 유가족에게 “내가 당신에게 말했냐”, “경비는 뭐 하나”라며 불청객 취급. 이어 2014년 7월 2일 세월호 국정조사에서는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보고를 받던 중, 해경청장이 수색구조에서 중요한 게 신뢰관계라고 생각해 중요사항에 대해 가족들에게 설명을 하면서 진행했다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실제 구조작업 할 때 가족의 동의를 받으면서 해 왔다 이런…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까? 아니 아니, 제가 보기에는 정부가 전문성을 갖고, 그렇지요? 독단적으로 하면 되고 가족들한테는 그건 소통 차원에서 하면 되는 겁니다. 가족이 전문지식이 있습니까, 이성이 있습니까?”라며 비하 발언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
■ 2014년 7월 24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저희의 기본 입장은 교통사고다, 그래서 선주나 선박회사를 상대로 소송해서 판결받으면 그것으로 강제집행을 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특수한 케이스니까 재판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가가 일단 전액 대납해주고 나중에 절차를 거쳐 받자는 설계다”, “이것도 이전 사고에 비해 상당한 특례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2014년 7월2일 오후 세월호국정조사특별위원회 해양경찰청 기관보고가 여당의 거부로 열리지 못하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새누리당 국조상황실에 들러 조원진 새당 간사와 심재철 위원장을 항의하고 국조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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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
■ 2014년 7월 20일
카카오톡으로 “학교 수학여행을 가다가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을 만들어 보상해 달라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세월호 사망자들이 수억 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안전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국가유공자들보다 몇 배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세월호 특별법”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당직자와 지인들에게 보냄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 2014년 11월7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며 “세월호 특조위는 검찰보다도 더 강력한 권한을 가지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묵비권은 검찰수사에서 기본적으로 허용되는 우리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침해할 수 없는 기본적 인권입니다. 그런데 이 세월호조사위 청문회에서 묵비권을 행사하여 증언을 거부할 경우에는 3년 징역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우리 헌법에 합치된다고 할 수 있습니까?”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 2015년 10월24일
국회 농림해양수산부 예산심사소위에서 세월호 특조위가 제출한 청문회(5개 조사 파트가 각 4회씩 총 20회)용 예산 1억6000만원을 두고 “청문회를 20회 하면 많은 것 아니냐. 청문회를 통해 사고 조사되는 것 아니다”, “청문회 20회 해서 신문에 나고 하면 분탕질 또 난다”
-김종태 전 새누리당 의원
■ 2015년 11월 19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조위가 대통령 행적 조사를 배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특조위가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본연의 임무는 내팽개치고 정치 공세만 하려는 것은 유감”, “대통령 대한 조사 착수는 이 정치적 중립성 의무에 위반되는 것으로 특조위 이탈과 월권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 2015년 11월24일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특조위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났다. 진상조사 목적이 아니라 특정 정치적 목적을 띈 단체”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
■ 2015년 11월24일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행적에 집착하는 것은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것)”, “(특조위는) 쓸데없이 정치놀음으로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
-황진하 전 새누리당 의원
■ 2015년 11월26일
특조위가 대통령 행적 조사를 배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참사 직후의 대응책임은 재해대책본부나 해수부, 해경에 있는 것이지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행적조사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위법이거나 월권행위에 해당”, “특조위의 권한과 기능을 재정립하는 법 개정이 안 되면, 특조위 해체를 검토해야 한다”
-안효대 전 새누리당 의원
■ 2015년 12월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활동기한 내내 사실상 하는 일이 아무 일도 없이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있는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예산을 점검해야 되는 것이 시급하다”, “특조위가 사실상 과거 소위 운동권 경력 있거나 그쪽 활동하는 사람들로 120명을 거의 다 채워놓고 엉뚱하게 세월호 침몰 당일에 대통령 7시간 행적 조사하겠다고 한다”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국회연설을 하기 입장 전 조원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구호가 든 피켓을 들고 고함치자 경위들이 제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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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근혜 정부 책임 회피
■ 2014년 7월11일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AI가 터졌어요. AI가 터졌어. 대통령께서 AI 책임자한테 전화를 해요. ‘이 AI 확산되지 않도록 모든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을 다 동원해서 AI 막아라’, 그러면 그 책임은 컨트롤타워가 대통령입니까?”, “그러면 대통령이 ‘AI가 전국에 막 퍼지고 있는데 AI 퍼지지 않도록 모든 사람을 동원해서 막아라. 그리고 차단할 것 다 차단하고 해라’,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그때는 그게 전부 대통령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 해야 되네요? 그렇습니까?”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 2016년 12월5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에서 “세월호 7시간 동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전두환 정권 때 경제가 왜 잘됐나. 대통령이 관심 없어서 잘된 것이고, 김재익 경제수석이 잘해서 그런 거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전쟁하는 게 아니라 이순신 장군이 전쟁하는 것”, “현장 책임자만 잘 임명했으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 “대통령에 총체적 책임은 있지만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 2017년 3월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월호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건 박근혜 정권 아니냐”는 질문에 “(오히려 박근혜 정권이) 이용을 당했다”, 3월26일 KBS 주관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TV 토론회에서 “좌파들이 해난사고를 정치에 이용한 지 3년이 지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세월호 참사 1090일째인 4월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철재 부두 트랜스포터 위로 거치된 세월호 곳곳에 변형 또는 훼손된 흔적이 보이고 있다. 목포/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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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색 종료 촉구
■ 2014년 10월20일
광주고검 국정감사에서 “저는 이 세월호 수색, 이제는 좀 종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중단하자는게 아닙니다. 하다가 그냥 그만두자는 게 아니고, 이제는 우리가 할 만큼 했다. 할 만큼 했기 때문에 이제 정말 마무리할 때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잠수사 두 분, 소방대원 다섯 분을 비롯해서 11명이 됩니다, 제가 집계를 해 보니까. 사체를 지금 인양하기 위해서 11명이 또 희생이 된 겁니다”, “하루에 비용만 3억5000만 원. 여태까지 마지막 사체를 건져낸 이후로, 처음부터가 아니고 그 이후로 들어간 비용만 해도 300억원을 이미 넘기고 있습니다.”
■ 2014년 11월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월호 인양에 반대하며 “여기에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예산이. 해수부에서는 한 1000억원 정도 든다고 하는데요, 이게 한 3000억원 정도로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것이 예상이 됩니다. 그러면 이 돈은 그냥 나오느냐, 내년도 예산에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아요. 어디서 무리하게 끌어다 써야 하는 문제가 있고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이에 누리꾼들은 “자유한국당이 세월호에 대해서 정부에 맹폭을 퍼부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지난 정부 때 자유한국당의 세월호에 대한 방해, 은폐 작태를 생각하면 분노가 끓어 오른다”(@a3653****), “자유한국당은 세월호를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역풍이다”(@gakayan****), “해수부장관 해임보다 해수부 적폐 공무원 청산부터. 그리고 자유한국당에서 세월호에 대해 언급할 자격 있나?”(@Anthony_Ju****) 등의 반응을 올리며 자유한국당의 확 바뀐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누구보다 과거 새누리당의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 행태를 잘 아는 특조위 조사관들도 입을 열었습니다. 박흥석 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은 “당시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려는 구체적인 지시문건이 있었고, 무엇보다 당시 새누리당이 추천한 위원들이 사퇴를 들먹이며 특조위를 분탕질했던 일이 불과 1년 남짓 지났을 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박 전 조사관은 “이제 와서 자유한국당이 무슨 할 말이 있는지 싶다. 만약 그렇게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왜 2기 특조위는 반대하는지 묻고 싶다”고 되물었습니다.
익명을 부탁한 또 다른 전직 조사관은 “해수부 내부 개혁이 우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은 바뀌었을지언정 변한 게 없는 것 같다”며 “(유골 발견 은폐) 당사자에 대한 명백한 진상조사는 당연하고, 현재 선체조사 등 세월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적절하게 업무를 집행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정도면,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그 입 다물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유진 박다해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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