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홍종학 후폭풍’? 이진성 임명 브레이크 걸릴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열달째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탄핵 심판 잘한 일” 야당 공세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 강행하면서 정국도 꼬이기 시작했다. 예산안 처리와 개혁입법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앞으로 정국 방향의 시험대 격인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22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자는 2012년 9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임명 당시 인사청문회에서는 별다른 논란 없이 여야 합의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바 있다.

헤럴드경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별한 정치색을 띠지 않아 정치 편향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도 자질 검증보다는 사회적 주요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헌재소장 잔여임기 ▷선거권 연령 하향 ▷국가보안법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동성혼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 외에도 최근 여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지난 2012년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의 설치에 관해 국민의 의사와 외국의 입법례 등 관련 제도에 대한 면밀하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며 “수사 정보 수집이라는 명분으로 사찰이 이뤄질 경우 사법부 독립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해 설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 후보자는 또 헌재소장의 잔여임기와 관련해 “현재 잔여임기설이 학계의 다수의 견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해석에 의해 임기 문제가 좌우되는 것 자체가 최고의 헌법해석기관인 헌재의 위상에 비춰 타당하지 않다”고 말해 개헌이나 법률개정을 통해 임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국회에요청했다.

이 후보자는 선거권 연령 하향과 관련 2013년 7월 헌재 심판에서 선거연령을 19세로 정한 공직선거법은 중등교육을 마친 18세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이밖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항을 우선 삭제하거나 수정하고 엄격한 해석과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사형제는 폐지 대신 감형 없는 종신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헌재에 계류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해선 “심리 중인 사건으로 구체적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고, 동성혼 문제는 “분명한 입장을 결정할 만큼의 충분한 자료를 접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동성애나 동성결혼에 대한 찬반입장을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앞서 문 대통령이 홍종학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임명동의안 표결 등 인준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더해 이 후보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 위반과 관련해 보충의견을 내놓은 점도 인준 과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임명된 분이라 크게 문제 삼을 만한 사항을 찾기 어렵지만, 홍 장관 임명으로 야당 입장에서 쉽게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회의에서 표결로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 후보자 임명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thle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