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2 (토)

한-캐나다 통화스와프…한도·만기 없고 ‘기축통화권’ 효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과 캐나다가 별도 한도와 만기를 정하지 않은 통화스와프 상설협정을 전격 체결했다. 연장 협의 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기존 통화스와프 협정 대상은 5개, 총 1222억달러였으며 여기에 한도가 없는 캐나다까지 추가돼 만약 외환부족 사태에 더 잘 대비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16일 캐나다와 원화-캐나다 달러화 통화스와프 상설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일 오후(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캐나다중앙은행 본부에서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와 양국 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했다. 협정은 서명 즉시 발효됐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안정 목적에 특화해 한-캐나다 통화스와프는 만기가 설정되지 않은 상설계약이고, 사전에 한도도 정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고 한은은 밝혔다. 규모와 만기는 양 기관이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한국으로선 무기한, 무제한 통화스와프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화스와프란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서로 주고받는 계약이다. 외환위기처럼 유사시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려 외환보유액을 보충하는 효과적 방편이다.

캐나다로서는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스위스 등 5개 기축통화국을 제외하고 양자 통화스와프를 맺은 것은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한은은 이번 협정의 의미로 “위기 발생시 활용 가능한 강력한 외환부문 안전판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에서 최고 국가신용등급인 AAA(무디스는 Aaa)를 받는 선진국이다. 캐나다 달러화는 사실상 기축통화에 가깝다. 또한 “캐나다 달러화는 외환보유액 구성 5위, 외환거래 규모 6위로 유동성이 풍부한 국제통화”라고 한은은 소개했다.

한은은 “캐나다는 미국, 유럽 등 6개 주요 통화국과도 한도를 정하지 않은 무기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어서 이번 협정으로 이들과 통화스와프 네트워크 효과도 간접적으로 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협정으로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한은은 “주요 선진국 중 하나인 캐나다가 경제·금융시장의 안정성 측면에서 한국을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특히 캐나다가 다른 기축통화국과 체결한 것과 동일한 형태의 표준계약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한·캐나다 경제·금융협력도 더 굳건해질 것으로 한은은 기대한다. 한국은 캐나다의 9위 교역국이고 캐나다는 한국의 21위 교역국이다. 지난해 양국 교역규모는 약 88억3000만달러로 대캐나다 수출은 48억9000만달러, 수입은 39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한국이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앞서 한국은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물론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를 통해 1168억달러(미 달러화 기준)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연장 협의 중인 아랍에미리트(54억달러)를 포함하면 양자 간 협정만 5개국, 1222억달러다. 지난달에는 중국과 56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재연장해 한·중관계 개선의 신호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2008년 10월 체결했던) 한국-미국 통화스와프 이래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호 한은 부총재보는 “앞으로 어떤 나라와 어떤 방식으로 통화스와프를 맺겠다고 밝히는 것은 좋지 않지만, 선진국과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중단된 한국-일본 간에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다시 맺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자 일본은 만기가 돌아온 570억달러 통화스와프를 연장하지 않았고 2015년 1월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완전히 끝났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8월 협상을 재개했지만 올해 1월 부산에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치 갈등으로 논의가 중단됐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