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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푸틴, 또 김정은에게 ‘러시아판 롤스로이스’ 아우루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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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세트·해군 장성의 단검 전달도

김정은은 다양한 예술품 선물

‘자동차’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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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를 선물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이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아우루스 한 대와 차(茶) 세트, 한 해군 장성의 단검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다양한 예술품을 선물했다고 우샤코프 보좌관은 덧붙였다.

아우루스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최고급 세단으로 외국 정상의 의전용 차량 등으로 쓰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를 선물했다.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 모델은 옵션에 따라 러시아 현지에서 4000만∼8000만루블(약 6억~13억원)에 판매된다.

이날 새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아우루스를 함께 타고 이동했다. 외신이 공개한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아우루스 앞에서 서로 먼저 타라고 양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푸틴 대통령이 뒷좌석 오른쪽에 먼저 탑승했고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반대쪽으로 걸어가 뒷좌석 왼쪽에 탔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두 번째로 선물한 아우루스 번호판에는 ‘7 27 1953’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는데, 6·25 전쟁 정전 협정을 맺은 1953년 7월 23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을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로 기념해왔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북·러 정상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에 따르면 양국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냉전기 소련과 북한의 조약에 담겼던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사실상 부활시키면서 6·25 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전통을 내세웠다.

푸틴 대통령이 19일 확대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6·25 전쟁에 소련군이 참전했던 사실을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연장선이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과 확대 정상회담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우정은 혹독한 시련을 겪으며 형성됐다”며 1945년과 1950∼1953년 소련군이 북한을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1945년 소련 군인은 북한 애국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 침략자들로부터 해방을 위해 싸웠고, 1950∼1953년(6·25전쟁)에는 우리 조종사들이 수 만 번의 전투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 구 소련이나 러시아 측이 소련군의 직접 참전 확인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6·25전쟁 소련군 참전 공식화한 점이 특징으로 보인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금수산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아우루스를 번갈아 운전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의 자동차 선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 금지된 사치품목에 해당할 수 있고, 운송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 금지 조항에도 저촉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통일부는 아우루스 선물에 대해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자각하고 국제규범을 훼손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규탄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가능성에도 러시아나 북한이 서로 주고받은 선물을 공개하는 이유는 돈독한 양국 관계 과시 차원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연해주에서 생산한 방탄복과 가미카제 드론(자폭 드론) 5대, 수직 이륙 기능을 갖춘 정찰용 드론 1대 등을 선물했다. 이 같은 사실은 러시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러시아 방문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안보리 제재로 외국 여행이 금지된 북한 인사들이 대거 동행하기도 해 안보리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도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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