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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Health] 한국도 올해 고령사회 진입…日·싱가포르 병원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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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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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올해 8월 말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도래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빨라 의료정책 및 환경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로 노인을 치료하는 요양병원은 2001년 32개에 불과했지만 2015년 1400여 개로 폭증했다. 노인의료는 형성된 지 약 10년이 지났지만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병원협회(회장 홍정용)는 지난달 31일~11월 1일 '한국의료포럼(Korea Healthcare Congress)'을 개최하고 '고령사회 원년을 맞는 한국병원의 변화'에 대해 논의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를 맞은 일본 및 싱가포르 사례는 좋은 참고가 되고 있다.

고령사회 일본 병원의 도전

일본은 2015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6%를 넘어섰다. 매일 70만명이 중증질환으로 입원하고 연간 125만명이 사망한다. 하루에 입원하는 신규 환자 120만명 중 70%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치매, 심뇌혈관, 골절 등으로 장기 입원이 필요한 고령환자는 2010년 기준 600만명에 달한다. 어린이, 젊은 층, 65~79세의 사망률은 줄고 있지만 80세 이상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사망자의 약 80%가 병원에서, 약 12%가 집에서, 나머지 약 8%는 요양시설에서 죽는다. 집이나 요양시설에서 사망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골치를 앓고 있다. 일본인의 약 3분의 1은 암으로 사망하는데 12~13%는 집에서 사망한다.

일본 노인의 장애는 치매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뇌졸중이다. 일본은 현재 치매환자가 462만명이고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400만명이다. 약 900만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고령 장애환자가 급증하면서 대학·종합병원에서 급성기 치료가 끝나고 재활을 적극 돕는 지역기반의 'ICC(Integrate Community Care) 병동'을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재활병동은 서비스에 대한 진료비가 각각 청구되지만 ICC는 패키지로 청구된다. ICC의 입원기간은 최대 60일이고, 재활병동은 180일이다. 재활병동은 기능적인 회복을, ICC는 사회복귀를 목표로 한다.

싱가포르의 노인환자 케어

인구가 560만명에 불과한 싱가포르는 1998년 고령화사회에 이어 19년 만인 2017년에 고령사회가 됐다. 인구고령화로 싱가포르는 암이나 심장병, 뇌졸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상에서 도움이 필요한 환자는 2010년 3만1738명에서 올해 8만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의료비 지출도 매년 늘어나서 싱가포르는 440억달러를 쓰고 있다.

싱가포르는 '2020 보건계획'을 세워 의료품질 개선, 비용관리, 접근성 향상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병원 1개씩을 지어 모든 구역마다 병원이 있거나 기존 병원에서 확장된 형태로 케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인 3만명이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10년간 고령사회를 대비해 저비용으로 입원치료가 가능한 '커뮤니티병원'을 여러 개 지었다. 커뮤니티병원은 재활치료와 급성기 이후의 치료에 전념한다. 치밀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고, CT나 MRI도 필요하지 않다.

급성기병원은 비용이 하루 평균 200만원 들지만 커뮤니티병원은 50만원이다. 병상당 필요인력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병원을 옮기는 전원율은 2~3%에 불과하고, 대기기간도 4.7일에 그친다. 3.4%는 급성기병원으로 돌아간다. 평균 입원일은 31일이다.

보건부가 직접 건설해 운영하는 커뮤니티병원은 급성기병원과 긴밀히 협력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700병상의 급성기병원과 400병상의 커뮤니티병원이 함께 있는 주룽병원의 경우 처음엔 급성기병원에서 치료하고, 그 이후에는 커뮤니티병원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받는다. 커뮤니티병원은 급성기병원과 시스템, 시설, 장비, 인력을 공유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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