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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Science] "4차 산업혁명시대, 지식재산이 혁신성장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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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열린 국가지식재산네트워크 콘퍼런스(KIPnet)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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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미백제 매출이 떨어져 고민하던 P&G는 신제품 개발 때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치아미백 관련 특허를 기술에 접목시킨 것이 아니라 '니코틴 패치'를 떠올린 것이다. 기존 치아미백기의 문제점은 오랫동안 입에 '트레이'를 물고 미백제가 이에 스며들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상용화된 니코틴 패치는 피부에 간단히 붙이는 방식으로 니코틴을 체내로 전달할 수 있다. P&G는 니코틴 패치 기술을 치아미백제와 결합한 신제품을 출시했고 매출 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3000개의 아이디어가 상용화로 연결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미국에서 아이디어가 사업화에 성공하는 경우는 단 1개라고 한다. 3000개의 아이디어가 기초연구를 거치면 300개로 줄어들고, 이 중 특허로 등록되는 것은 125개. 다시 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것은 4개고, 최종적으로 단 1개만이 시장에 출시된다고 한다. 아이디어의 사업화 성공률 0.03%. 제품을 개발해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이 접목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지식재산(IP)에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IP 전문가들은 P&G의 사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보다 빈번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기술의 융합과 함께 IP가 연결되고 합쳐지는 등 지식 활용 또한 과거와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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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진행됐던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알 수 있듯이 변화하는 IP 흐름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의 몫이 되고 만다. IP 관리가 기업의 성패는 물론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소송 이후 IP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또다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P의 창출·보호·활용에 앞장서지 않는 기업과 국가는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허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최근 △혁신성장을 주도하는 강한 지식재산 창출 △공정경제를 뒷받침하는 지식재산 보호 강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지식재산 사업화 촉진 △미래를 준비하는 지식재산 기반 마련 등을 골자로 한 4대 추진 전략을 발표한 이유다.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국내에서 지식재산을 담당하는 유관기관들이 모여 소통·협력을 위한 패널토론의 장이 마련된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창업과 혁신 성장 시대, 지식재산의 역할과 방향'을 주제로 '2017 국가지식재산네트워크 콘퍼런스(KIPnet)'를 이달 27일 쉐라톤 서울팔래스 강남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국가지식재산네트워크 콘퍼런스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주관하고 한국특허전략개발원,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대한변리사회 등이 주관한다. 이날 행사에는 지식재산위원회와 관계부처, 광역지자체, 국회, KIPnet 참여기관, 산업별 협회·단체, IP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가지식재산네트워크는 국내 150여 개 지식재산 관련 기관, 단체, 협회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로, IP 연구개발(R&D), IP 보호, IP 금융, IP 교육, IP 저작권 등 5개 분과로 나누어 분과별 대표기관을 간사로 선정해 급변하는 IP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참여기관 간 협력을 도모한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모더차이 셰브스 바이츠만연구소 부총장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1934년 설립된 바이츠만연구소는 기초과학을 지원하는 R&D 기관이지만 '예다'라는 기술사업화 관련 기관을 설립한 이후 기초과학을 특허로 연계하고, 사업화까지 연결 짓고 있다. 바이츠만연구소의 기초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의 총 매출은 2015년 360억달러, 2016년에는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진행되는 분과별 주제발표·패널토론에서는 창업과 혁신의 촉진을 위한 제품·서비스 융합 IP 전략,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IP금융의 역할과 방향성, AI 창작 시대의 인간 창작자 권익 강화 방안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및 창업 활성화와 관련된 IP에 대한 토의가 열린다.

김지수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진흥관은 "과거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 이후 IP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 융합이 강조되는 만큼 IP 시장은 새로운 변화 앞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KIPnet에서는 이처럼 IP 변화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 IP 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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