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기념일 준비에 고민인 초보엄마들을 위해 첫째 백일과 돌을 어떻게 기념했는지 기자의 경우를 소개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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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엄마 잡학사전-17] "다들 아기 100일 잔치 하나요?" 둘째가 태어난 지 100일이 가까워오자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산후조리원 동기 단체카톡방에는 100일 잔치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대부분 초산이라 100일 잔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100일 기념 사진은 어디서 찍어야 할지, 가족은 몇 명이나 초대해야 하는지, 장소는 어디가 좋을지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간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준비하는지 물어 비슷한 수준으로 준비하려는 게다.
'임신 사실을 안 직후에는 산후조리원 예약을, 출산 직후에는 돌잔치 장소 예약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기념일 장소 선정과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다. 지인들을 모두 초대하기보단 가족끼리 오붓하게 축하하는 자리로 트렌드가 바뀌었다지만 준비하는 엄마 입장에선 인원수 외엔 준비 과정에서 줄어든 게 없다. 아기 기념일 준비에 고민인 초보엄마들을 위해 첫째 100일과 돌을 어떻게 기념했는지 내 경우를 소개한다.
나는 100일 잔치와 돌 잔치 모두 가족끼리 간소하게 치렀다. 다만 양가 어르신을 모시고 치렀던 100일 잔치와는 달리, 돌 때는 이모, 사촌동생 등 가까운 친척도 초대했다. 강남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가족이 있어 100일 잔치는 장소 고민 없이 이곳에서 치렀고, 돌 잔치는 집 근처 호텔 뷔페에서 했다. 아기가 어린 데다 대가족이 움직여야 해 집과 가까운 곳으로 장소를 정했다.
한정식집은 자주 가서 먹으며 맛과 분위기를 검증한 까닭에 만족스러웠고,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킨 호텔 뷔페 역시 좋았다. 100일이나 돌 잔치의 경우 방을 빌리는 비용을 따로 내야 하는 곳이 많은데 집 근처 호텔은 그런 비용이 없어 수십만 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잔치가 끝나고는 떡을 선물로 나눠 드렸다.
장소를 정해 예약했다면 절반쯤 준비가 끝난 셈이다. 사진 촬영과 100일상·돌상 준비, 기념일에 입을 옷만 준비하면 된다. 나는 100일 사진은 집 근처 스튜디오에서 찍고, 돌 잔치는 스냅 사진을 찍었다. 100일 사진은 보통 조리원 연계 사진관에서 찍거나 성장앨범을 계약한 곳에서 찍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때그때 필요한 곳에서 찍었다.
산후조리원 계약을 하면 대개 만삭 사진과 신생아 사진 등을 무료로 찍어준다며 사진관을 소개해주는데, 사진이 마음에 들어 원본을 구매하려면 수십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해 나는 만삭 사진을 끝으로 더 이상 찍지 않았다. 돌 전까지 4~5회의 사진을 찍는 '성장앨범'은 한 사진관에서 여러 번 찍다 보니 콘셉트가 비슷하고 빌려주는 옷도 한계가 있어 아쉽다는 지인의 말을 참고해 계약하지 않았다. 생후 50일이나 200일 사진은 집에서 찍어주어도 무방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비용은 천차만별이라 스스로 적정 가격을 정하고 알아보는 게 좋다. 내 경우 각 30만~40만원이 들었다.
돌 사진은 사진관 대신 스냅을 택했다. 돌 잔치 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족들의 모습도 자연스레 담을 수 있어 가족사진을 따로 찍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마침 하얀 눈이 내려 호텔 밖 정원에서 야외촬영도 했다.
100일상과 돌상 준비하는 것은 꽤 번거롭다. 상 위에 올릴 것들을 모두 직접 준비할지, 업체에서 대여할지, 업체에서 나와 직접 상을 차려주도록 할지 등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접 준비할 경우에는 할 일이 더 많다. 어떤 걸 상에 올릴지 결정해 하나하나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100일상에는 떡만 주문해 올렸고, 돌상은 대여했다. 업체 직원이 호텔에 나와 돌상을 직접 차려주고 간단히 사회도 봐줬다. 100일상은 허전한 감이 있었고, 돌상은 비교적 풍성했다.
기념일에 양복을 입을지 한복을 입을지는 부모 마음에 달렸다. 나는 100일 잔치 때는 양복을, 돌 잔치 때는 한복을 입었다. 대개 결혼할 때 맞춘 한복을 꺼내 입는데 나는 아이 한복을 포함해 모두 빌려 입었다. 한복 대여 전문점을 이용했는데, 집에서 사이즈를 재 치수를 입력하면 한복이 집 앞으로 와 매우 편리했다. 35만원에 세 식구 한복을 해결했다.
사실 아기 기념일 챙기는 데는 정답이 없다. 잔치에는 누구를 초대하고 상에는 무엇을 올리며 답례품은 무엇을 할지 등은 부모가 정하기 나름이다. 집안 사정에 맞게 예산을 정한 후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잔치를 준비하는 게 합리적이다. 아기가 100일·돌까지 건강히 잘 자란 것을 기념하고 일가친척에게 인사시키며 아이의 평안을 기원하는 자리로 삼는, 기념일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며 준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권한울 프리미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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