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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난달,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였다. 오후 늦은 시간 출발하는 밤 비행기는 20분 정도 지연됐고 승객들은 피곤함이 역력한 얼굴로 비행기에 올랐다. A씨 역시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비즈니스석에 앉은 A씨는 짐을 싣고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이륙을 기다렸다. 그때였다. 11시 방향으로 무언가가 A씨의 눈에 포착됐다.
앞좌석 등받이 책꽂이 쪽에 맨발을 턱 하니 걸쳐놓은 50대의 한 남성. A씨는 한국에 있는 기자에게 분노에 가득 찬 메시지를 잔뜩 보냈다. 생활신조가 '남에게 폐 끼치지 말자'였던 그에게 '맨발의 사나이'는 적잖은 충격이었던 것이다.
A씨가 토로한 불만 내용 중 흥미로운 의견이 눈에 띄었다. A씨는 업무상 출장이 잦아 비행기를 자주 이용한다. 외국 항공사든 국내 항공사든 가리지 않는다. 그런 A씨가 지켜본 바로는, 비매너 행동을 하는 한국인의 경우 외항사를 탔을 때보다 우리나라 항공사를 이용할 때 더 진상을 부린다는 것.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다. 정확한 통계치를 들이대지 않았지만 내심 수긍이 갔다. 내 집처럼 편해서일까. '같은 한국 사람들끼리인데 이 정도는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 때문일까.
A씨는 옆자리에 앉은 외국인 보기가 민망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해외여행의 매너를 이야기하면서 '국격'을 논한다. 한 사람의 부끄러운 행동으로 나라 전체의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 누구나 공감을 하기 때문이다.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국에 나갈 때면 행동거지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
사진 속 주인공은 국격을 생각하기에 너무나 피곤했나 보다. 고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긴장의 끈을 놓친 것이거나….
기내 비매너 사진으로 검색을 하면 온갖 사진들이 나온다. 앞좌석 틈새로 다리를 뻗친 이코노미 석의 한 승객, 머리'카락을 좌석 뒤로 늘어뜨려 뒷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모습, 심지어 기내에 양말을 널어놓은 사진도 있다. 사진 속 비매너 여행자들은 국적도 인종도 다양하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국격을 떨어뜨리고 들뜬 여행자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기내 비매너 행동,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여행의 단면이다.
※ 여행 관련 이슈를 전방위로 다루는 '여행 판도라'는 여행+ 소속 기자와 작가들이 직접 목격한 사건·사고 혹은 지인에게 받은 제보를 바탕으로 꾸려집니다. 독자 참여도 가능합니다. 공론화하고 싶은 이슈를 비롯해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나 꼭 고쳐야 하는 관행, 여행 문화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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