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기암괴석과 단풍의 기묘한 조화
등산객 붐비는 주왕산과 달리 한산
[week&] 유네스코가 먼저 알아본 청송 신성계곡, 단풍도 다르더라
단풍의 계절, 사람 구경 말고 단풍 구경을 하려면 소문난 산이나 국립공원은 피해야 한다. 그래서 찾은 곳이 경북 청송 신성계곡이다.
청송은 2017년 5월 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제주도(2010년 지정)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청송에는 모두 24개의 지질 명소가 있는데 이 중 10개가 주왕산국립공원, 4개가 신성계곡에 있다. 계곡은 청송군 안덕면에 있다. 신성계곡 길이는 약 15㎞. 4개 지질 명소 외에도 뱀처럼 꼬불꼬불한 계곡 곳곳에 비경을 품고 있다. 2013년 청송군은 일찌감치 지질명소를 보는 ‘녹색길’을 조성하기도 했다.
10월 26일 아침 신성계곡 남쪽 방호정(方壺亭)으로 향했다. 조선 중기 학자 조준도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만든 정자다. 안개 깔린 계곡 한쪽, 45도 기울어진 바위 위 작은 정자는 산수화 같았다. 이현주(47) 지질해설사는 “화산이 9번 폭발한 주왕산에선 불과 관련된 지질 환경을 많이 볼 수 있는 반면 신성계곡에서는 물과 관련된 지질 명소가 많다”며 “방호정 주변 풍광은 1억 년 전인 백악기 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경북 청송군 신성계곡은 등산객이 들끓는 주왕산과 달리 아직까지 인적이 드물다.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에 포함된 지질 명소 4개를 품고 있고, 단풍도 아름다워 가을에 찾아가기 좋다.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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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 신성계곡 길안천변에 조성된 지질탐방로인 녹색길에서 볼 수 있는 방호정(方壺亭).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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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 신성계곡 길안천변에 조성된 지질탐방로인 녹색길 주변 풍광. 전체 11.8km 구간 중 제 1구간 방호정효(孝)길.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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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향한 곳은 만안마을. 이곳에는 거대한 적벽(赤壁)이 솟아 있다. 자줏빛 바위라 하여 자암(紫巖)이라고도 부른다. 길이 300m, 높이 50m에 달하는 붉은 암벽은 청송의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철분 함유량이 높아 유독 붉게 보인다고 한다.
경북 청송군 신성계곡 길안천변에 조성된 지질탐방로인 녹색길에서 볼 수 있는 만안 자암(紫巖) 단애. 적벽이라고도 한다.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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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계곡에는 사과밭이 많다. 지금 계곡을 찾아가면 붉은 단풍만큼 사과가 빨갛게 익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심코 따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절도 행위다.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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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계곡의 하이라이트인 백석탄.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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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리가 뚜렷한 바위가 백석탄에 널려 있다.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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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대(洗心臺)라는 글이 적혀 있는 바위. 등받이 의자처럼 편한 바위에 앉아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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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탄 주변에도 단풍이 붉게 물들었다. 신인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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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학 지식이 없어도 백석탄은 매력적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압도적인 풍광 때문이다. 백석탄 포트홀 중에는 등받이 의자처럼 생긴 바위가 하나 있다. 개울을 뒤덮은 바위와 계곡 너머 붉은 단풍이 한눈에 들어오는 ‘세심대(洗心臺)’다. 이 바위에 앉으면 누구라도 마음이 씻기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청송군 신성계곡 |
청송=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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