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중앙감시모니터링실에서는 병원 내 모든 환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프리랜서 조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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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첨단 의료에서 가장 자주 거론되는 화두는 예방과 맞춤 치료다. 하지만 생사를 다투거나 수술 후 회복을 앞둔 환자에겐 딴 세상 얘기다. 이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치료 후 영역에 해당하는 모니터링(환자 감시)이다. 모니터링의 질이 응급조치 수준을 끌어올리고 환자 회복을 결정짓는다. 모니터링에서 첨단 의료는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이다. 커넥티드 모니터링 솔루션(필립스) 덕분이다. 모니터링의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고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을 다녀왔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6층 중환자실 안쪽에 마련된 중앙감시모니터링실. 이곳에 비치된 모니터에는 각종 파형의 그래프 등 데이터가 물결친다. 심전도·혈압·산소포화도뿐 아니라 호기말 이산화탄소 분압 등 입원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고스란히 반영하는 데이터다. 중환자실뿐 아니라 응급실과 병원 내 각 병동에 입원해 있는 환자의 데이터가 이곳에 모인다.
진료 의사결정 시간 크게 단축
환자에게 이상이 생기면 의료진의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리고, 의료진은 어디서든 환자 정보를 확인해 신속히 조치를 취한다 |
여기까지는 다른 병원들이 도입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큰 차이가 없다. 커넥티드 모니터링 솔루션의 진가는 그다음부터다.
순환기내과 외래 진료를 보던 전문의 A씨의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린다. 자신이 시술했던 심근경색 환자에 대한 알람이다. 그는 곧바로 휴대전화 앱을 열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부정맥이다.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지도 앱에서 체크한다. 그는 바로 전화를 걸어 현장에 있는 의료진에게 조치를 지시한다. 부정맥이 발생한 지 1분여 만에 의사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일반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이었다면 어땠을까. 결국 주치의는 정확한 상태 파악과 조치를 위해 현장까지 달려가야 한다. 환자 처치는 지연되고 외래 환자 진료는 중단된다.
‘모니터링은 치료의 시작과 끝’이란 말이 있다. 환자가 회복해 건강을 되찾는 데 있어 그만큼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커넥티드 모니터링은 급격히 바뀌는 환자의 상태를 최대한 빨리 인지해 바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기능 세 가지가 추가됐다.
첫 번째는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니터링이다. 앞선 예시처럼 의료진이 앱으로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실시간 정보 확인이다. 환자 이상상황 발생 시 의료진의 스마트폰에 팝업창이 뜬다. 이를 클릭하면 단순히 특정 시점의 수치가 아닌 병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정보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확인 시점 전후 10초간의 실시간 정보가 의료진에게 전달된다. 특히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 상황이 발생했는지도 확인 가능하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응급의학과 최정호 과장은 “기존에는 의사가 실시간 상황을 몰라 간호사의 설명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젠 현재 흐르고 있는 심전도 그래프 등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고 이전의 저장된 데이터까지 그 자리에서 리뷰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불필요한 알람 줄어 환자 안심
이뿐만이 아니다. 불필요한 알람은 최소화했다. 알람 수준과 알람을 받는 의료진의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중요하지 않은 변화에 대한 알람은 과감히 배제할 수 있다.
실제 불필요한 알람은 환자 처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응급조치연구협회(ECRI)가 매년 발표하는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10가지’에서 알람을 놓치는 것(missing alarm)이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의료진이 빈번한 알람으로 인해 과부하가 걸리면 알람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고 결국 정작 중요한 알람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최 과장은 “병상에서 들리는 모니터링으로 인한 소음은 환자에게 불안감을 주고, 이게 쌓이면 섬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섬망의 유무에 따라 사망률이 세 배까지 차이 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모니터링 시스템이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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