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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카타르-주변국 외교갈등, 한국 기업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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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경제연구소...건설기업과 반도체기업에 부담 커

중동의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4개국간의 외교갈등장기화로한국 기업의 카타르 내 건설비용 상승,공사 지연, 대카타르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F) 은 최근 '카타를 둘러싼 외교갈등 장기화와 경제적 영향'이라는 분석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지난 6월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이래 여러 아랍 국가들이 카타르 경제 봉쇄에 가담했다.KIEF는 "관련당사국들이 모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역내 외교갈등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외교갈등의 근본 배경은 카타르의 독자적인 외교 행보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불만과 함께 아랍 국가들의 대(對)이란 견제의식 고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타르는 아랍 4개국이 제시한 외교정상화 선결조건을 거부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아랍권 국가들 역시 선결조건 수용 외에는 타협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 외교갈등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믹리뷰

카타르 항구 전경(출처=연합뉴스)


주변국들은 카타르가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터키와 군사 협력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고 주변국의 경제 봉쇄를 감수하고 있다. 이는 카타르의 최대 수출품인 액화천연가스(LNG)가 큰 지장 없이 팔리고 있어 경제가 돌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카타르의수출 중 46.7%를 차지하는 LNG는한국과일본, 인도 등의 아시아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또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QP는지난 4월 북부 가스전 개발을재개해 7월 이 가스전에서 40억 입방피트의 가스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같은 달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QP가 해상 유전을 25년 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합작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에너지 수출에 위기가 닥친 게 아니기 때문에 카타르는아랍국가들의 경제봉쇄에도 흔들림이 없다.

또 카타르 상업은행은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이 증가하자 유동성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을 대거 투입했다.카타르 국부펀드인 QIA는 지난 6월 카타르 상업은행에 자금 지원을 발표했다. 이 결정으로 카타르 상업은행의 총 예금 규모(6월기준)는 2105억달러(한화 기준 252조 원)로 전년 동기대비 12.7%나 증가했다. 카타르 정부의 막대한 외화자산 덕분에 외교 갈등이 금융위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경제는 이처럼 전반적으로 거시경제 측면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으나, 외교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카타르 상업은행의 유동성 위축, 건설 부문의 투자 부진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KIEF는 전망했다.

무엇보다외교갈등 장기화는 한국 기업의 카타르 내 건설비용 상승,공사 지연, 대카타르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갈등 장기화로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등을 통한 자재와장비 조달이 어려워지면 카타르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들의 비용 상승과 공사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KIEF는 우려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은 카타르에 인프라를 건설하면서 자재와 장비의 90%를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에서 들여 왔다. 주변국과 카타르 간의 육로, 해로가끊기면서 이 경로를 활용하기 힘들어 졌다. 우리 업체들은카타르 외교갈등 이전에 프로젝트를 수주했기 때문에 건설비용 상승분을 예산에 반영하지도 못했다.

국내 반도체업계에도 어려움이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생산 기업들은 전체 헬륨 수입물량의 32%를카타르에서 들여 왔다. 이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항만을 통해 수입되는 만큼국내 유통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카타르 대신에 미국으로 수입선을 대체할 수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이집트 등의 국경봉쇄로 지역 내 물류와인적 이동 비용이 증가하면한국 기업의 카타르 진출 추진은 약화될 것으로 KIEF는 예상했다.

KIEF는한ㆍ카타르 경제협력관계는 단기로는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역내 외교갈등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파악해현지 공관, 코트라와현지 기업간 정보공유체제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교갈등으로해외건설 사업, 에너지 수급, 물류 부문 등에서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 즉각적인 정부간 대화와협상을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인적 네트워크와대화 채널을 구축할필요가 있다고 KIEF는 설명햇다.

KIEF는 또 가스전 개발, 제조업 시설 확충, 물류산업 육성 등 카타르 경제구조의 개선에 필요한 새로운 협력 수요를 개발해 한ㆍ카타르 경협을 강화하는 노력도 함께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천영준 농업ICT 전문위원 겸 에디터/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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