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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낸드강자' 도시바, 새주인 맞이 D-1…최종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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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13일 이사회 열어 메모리사업부 최종 매각처 결정할 듯…"WD·SK하이닉스 2파전 압축"]

머니투데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 새 주인 찾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3일 도시바가 메모리사업부 매각처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SK하이닉스 측은 묵묵히 결과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사업부를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장기적 관점에서의 우호적 협력관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WD(웨스턴디지털)에 뺏긴다하더라도 글로벌 반도체 판세에 당장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WD·SK하이닉스·훙하이 막판 뒤집기 시도…WD가 최종 승자?=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사회를 하루 앞둔 이날 일본 등 외신을 중심으로 '이미 매각처가 WD로 결정됐으며 오는 20일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이란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M&A(인수합병)는 특성상 거래가 마무리될 때까지 진행 상황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담담히 결과를 기다린다는 분위기다.

지난 8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가 무효화되는 등 혼전에 혼전을 거듭해온 인수전인 만큼 막판까지도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음을 염두에 둔 반응이다.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미국 WD가 주축이 된 '신(新) 한·미·일 연합' △대만 훙하이 측 등 3자가 참여하고 있다. 세 진영은 막판까지도 뜸 들이고 있는 도시바에 적극적으로 인수안을 제시해왔다.

지난 9일 로이터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 인수가를 2조4000억엔(약 25조원)으로 기존보다 4000억엔(약 4조2000억원) 가량 높여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일에는 WD 측이 애플 등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인수 제안 수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니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훙하이 측도 폭스콘이 도시바메모리의 지분 25%, 샤프가 15%, 애플이 20%, 킹스톤테크놀로지가 20%, 소프트뱅크가 10%, 도시바가 10%를 확보하는 방안을 담은 인수안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의 최대 고객인 애플을 각 컨소시엄에 가세시킴으로써 도시바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다는 복안이다. 사실상 세 컨소시엄 모두가 애플을 자신들의 진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지만 애플이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한 적은 없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와 WD 모두 도시바 측으로부터 사실상 재무적투자자(FI)로서의 역할만을 요청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양측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도시바에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 매각에는 일본 정부, 채권자, 기존 투자자인 WD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론이 쉽게 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일본 정부로서는 앞으로 낸드플래시의 수요와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을 알기에 도시바를 외부에 매각하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시 장기적 협력관계 기대…무산되도 타격은 적을 듯"=다양한 변수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도시바가 WD에 매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WD는 이미 도시바의 주요 주주로서 도시바 낸드플래시 생산법인인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데다 일본 내 기류가 대만이나 한국보다는 미국계인 WD 측에 좀 더 우호적으로 형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인수전은 WD와 SK하이닉스 측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국내 반도체 업계로서는 크게 우려할만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이 가시화됐을 때 가장 우려했던 것은 중국계가 이를 가져가 글로벌 반도체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오는 것이었다"며 "현재로서는 그런 가능성이 매우 낮아 결국 WD나 SK하이닉스 측이 최종 승자가 될텐데 이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당장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도시바의 점유율은 삼성전자(38.3%)에 이은 2위(16.1%)였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0.6%로 업계 5위다. WD 점유율은 15.8%다.

특히 SK하이닉스가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지 않는 형태의 인수전임을 감안할 때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무산되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에 비해 당장에 영향이 미미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인수전 승자가 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포석을 두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 보이는 실익이 없다 하더라도 향후 도시바의 지분관계나 경영환경에 변수가 생길 때 SK하이닉스가 보다 더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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