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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영국의 EU탈퇴법, 하원 1차 표결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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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에 적용되는 EU법 폐지하는 '입법 브렉시트' 절차 공식 착수

영국 하원은 12일 새벽(현지 시각) 전체 회의에서 '유럽연합(EU) 탈퇴법'에 대한 1차 표결을 실시해 찬성 326, 반대 290으로 통과시켰다고 BBC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1차 표결 통과는 하원이 이 법의 입법화를 확정하고, 향후 본격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만들겠다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입법 차원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절차가 본격화된 것이다.

EU 탈퇴법은 영국이 EU(당시는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하기 위해 1972년 제정한 '유럽공동체법'을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이 확정되면 오는 2019년 3월 EU 탈퇴와 함께 영국에선 모든 EU 법규의 적용이 중단된다. 현재 영국에서 적용되고 있는 EU 법규는 모두 1만2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제 확고한 토대를 갖고 EU와 브렉시트 협상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13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EU 탈퇴법을 놓고 표결을 벌였고, 일부 노동당 의원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끝에 가결됐다. 영국 집권 여당 보수당은 지난 6월 총선에서 과반을 잃어 의석이 317석에 불과하다. 영국 하원 전체 의석은 650석이다.

EU폐지법은 유럽공동체법 폐지, 기존에 적용되던 EU 법규의 영국 법규 전환, 의회를 거치지 않고 일부 법규 내용을 가감 또는 수정할 수 있는 행정입법 권한 부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노동당 등 야권은 행정입법 권한이 현 집권 보수당 내각에 지나친 권한을 몰아준다며 반대했다. 노동당 크리스 브라이언트 의원은 "이 법이 통과되면 현 내각이 입법부를 능가하는, 최근 100년 중 가장 강한 평시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EU탈퇴법이 1차 투표를 통과함에 따라, 영국 하원은 앞으로 본회의에서 구체적인 항목을 놓고 수정 작업을 거친 후 최종안을 놓고 2차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런던=장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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