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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에이블씨엔씨, ‘물음표’ 커지는 유상증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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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 주주가치 희석, EPS 기준 48%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 등을 보유한 에이블씨엔씨의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

<사진>에이블씨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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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에이블씨엔씨는 장 종료 후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발행주식수의 48%에 해당하는 813만100주 규모이다. 예상발행가격은 1만8450원으로 기준주가의 7% 가량 할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금 확보”라고 유상증자 이유를 설명했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 관계자는 “낡은 브랜드 가치를 되살려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가성비를 내세워 인기를 얻은 미샤가 2012년 이후 매출이 정체되는 데 따른 조치란 설명이다. IMM PE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후에도 2019년까지 추가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노후점포 인테리어 개선 ▷마케팅 확대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 ▷제2의 브랜드 ‘어퓨’ 육성 ▷연구개발(R&D) 투자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해외 유통 채널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명확하지 못한 유상증자 목적으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1100억원 규모 순현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매년 150억원~200억원의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회사의 계획이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만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계획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을 고려할 때 단순히 영업 자금 마련을 위한 증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번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2019년부터 그 결실을 거두어들일 계획일 수 있으나 비용의 지출이 매출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 화장품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는 합리적인 계획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희석 문제도 대두된다. 박 연구원은 “기존주주가치가 32%나 희석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모방법이 주주배정인데,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가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주당순이익(EPS)은 최대 48% 희석된다”고 분석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분명해지기 전까지 당분간 관망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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