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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세계의 베스트셀러-일본] 日 극우의 '제목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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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금이야말로 한국에 사과하자'라는 제목만 보고 '일본이 사과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저자에게 제대로 낚였다. '짓밟힌 한반도' '전통문화의 파괴' 같은 소(小)제목들도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책 소개 한 줄마저 이런 오해를 거든다. "이제 한·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 즐기면서 납득할 수 있는 '한국 대(大)막말'."

저자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61)는 쉰 살 때 2차대전 말기 자살 특공대를 미화한 소설 '영원의 제로'를 써서 유명해졌다. 지금은 손꼽히는 극우 성향 작가다.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면 '재일(在日)이 그랬을 것'이라고 말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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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무언가를) 해줘서 미안하다'로 요약된다. '우리 마음대로 근대 의료기술을 조선에 전파해 평균 수명을 늘리게 해서 미안하다' '우리 마음대로 학교를 여기저기 세워 교육시켜줘서 미안하다' '마음대로 인프라를 정비해줘서 미안하다'는 식이다. 식민주의를 정당화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그러나 깨어있는 일본인도 많다. 기노쿠니야 서점 홈페이지에는 "나무에 사과하자. 저런 책에 쓰이게 했으니" "이런 작자 때문에 일본이 망한다" 같은 목소리가 높다.

[도쿄=이동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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