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법조로비' 정운호 "저 때문에 많은 사람 힘들어 해…반성하며 살아갈 것"

법조계 전방위 로비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김범주 기자 = 현직 부장판사와 검찰 수사관 등 전방위 법조로비를 벌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2)가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공판에서 정씨는 “저로 인해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데 저만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서 정씨는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 대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구체적인 배임액수와 김수천 부장판사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부의 판단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애초 재판부는 이날 정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정씨 측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변론이 재개됐다. 선고공판은 오는 18일 열린다. 검찰은 정씨에게 1심 구형량과 같이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정씨는 재판부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씨는 “제가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는데 용서를 구한다”며 “사회에 복귀하게 되면 끝까지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100억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47)에게 재판부 로비 명목 등을 포함한 50여억원의 수임료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씨는 2015년 자신의 회사인 네이처리퍼블릭 회계 장부를 조작해 법인자금 18억원과 SK월드 법인자금 90억원 등을 횡령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이외에도 정씨는 2014년 김 부장판사에게 재판 청탁 명목으로 수입 자동차 ‘레인지로버’ 등 총 1억5000여만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다.

한편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핵심 관련자는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최 변호사는 1·2심에서 모두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김 부장판사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6년으로 감형됐고, 정씨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2여억원의 금품을 받은 전직 검찰 수사관은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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