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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착한 기업’ 오뚜기가 진정한 ‘갓뚜기’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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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감 몰아주기·순환출자 등 개선할 점 많아

함영준 회장 최대주주 오뚜기라면 내부거래 99.6%

경제개혁연대 “대기업이라면 사회적 지탄받았을 것”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에서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라면값을 10년 동안 올리지 않고, 상속세를 제대로 낸 데다 비정규직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뚜기는 ‘착한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오뚜기가 모범적인 기업이 되려면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등 개선할 지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경제개혁연대 자료 등을 보면, 지난해 오뚜기라면의 매출액 5913억원 가운데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액은 5892억원(99.64%)이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 오뚜기제유, 오뚜기물류서비스, 상미식품, 오뚜기SF, 오뚜기냉동식품 등과 거래해 돈을 벌었다. 비상장사인 오뚜기라면의 최대주주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35.63%)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오뚜기라면의 경우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35%가량인데 대부분의 매출이 오뚜기를 비롯한 계열회사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며 “삼성·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집단이었다면 공정거래법의 규제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지탄이 되었을 거래”라고 비판했다.

오뚜기라면뿐만 아니라 오뚜기물류서비스(72.6%), 오뚜기SF(63.9%), 상미식품(97.6%), 알디에스(86.4%) 등 다른 계열사도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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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경제개혁연구소 * 표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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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총수 일가의 지분이 일정 비율을 넘는 계열사와 거래하면 이를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한다. 경제개혁연대는 “일감 몰아주기는 경쟁을 저해하는 행태라는 점에서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통제돼야 한다”며 “오뚜기가 진정 ‘갓뚜기’가 되려면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를 자체적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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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출자 문제도 있다. 오뚜기의 주주는 계열회사인 알디에스, 오뚜기제유, 상미식품, 오뚜기라면, 풍림피앤피, 오뚜기물류, 애드리치 등이고, 거꾸로 이들 계열회사는 오뚜기의 지분을 9.8∼46.59%를 보유하고 있다. 또 ‘오뚜기→오뚜기라면→오뚜기물류→ 오뚜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도 발견된다. 경제개혁연대는 “문제 제기가 되지 않았을 뿐, 올바른 경영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오뚜기 스스로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해야 참다운 모범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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