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제자들 몫 연구용역비 7억원 빼돌린 교수 기소

연구비 공동관리한다며 통장 걷어 돈 빼돌리고 현금 인출 사용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는 10년간 자신의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이 받은 인건비 등 연구용역비 7억여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로 A대 교수 곽모(6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곽씨는 2007년 4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자신이 지도하던 대학원생 11명 몫의 인건비와 연구활동비 7억4천400여만원을 개인 통장으로 빼돌리거나, 현금인출카드를 이용해 빼내 쓴 혐의를 받는다.

곽씨는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2001년부터 A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강의와 더불어 정부기관이 발주한 레이더·전파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일반적으로 각종 연구에 지급되는 연구용역비 중 인건비와 연구활동비는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것을 막고자 연구에 참여하는 대학원생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된다.

그런데도 곽씨는 자신이 연구 과정을 주도하는 점, 관례로 연차에 따라 석사 과정 10만∼40만원, 박사 과정 50만∼200만원씩 매달 정액 연구비를 지급하는 점을 들어 "나머지 돈은 연구실에서 공동 관리한다"며 학생들의 통장을 걷어 연구실 선임 학생이 관리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곽씨는 2011년 1월부터 작년 7월까지 실험재료나 기자재 등을 사는 데 쓰이는 연구과제 추진비 1천90여만원으로 연구와 상관이 없는 노트북컴퓨터, 중고 휴대전화 등을 산 혐의도 받는다.

그는 실험 기자재 구매업체 대표를 통해 실제로 사용하지 않은 물건의 영수증을 받아 대학 산학협력단에 냈고, 협력단에서 영수증 기재 내용만큼 업체에 대금을 내면 다시 그만큼 다른 물품을 사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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