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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SS무비]'군함도' 아프지만, 봐야했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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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진실을 마주한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더욱이 과거의 끔찍한 고통이 그대로 재현된다면? 이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당 해야할까.

또 한편의 실화영화가 올 여름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1945년 지옥섬, 군함도가 류승완 감독 그리고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배우들을 통해 스크린에 그대로 전해졌다. 배우들의 진심이 담겨져있어서일까. 132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첫 장면부터 아팠다. 조선인이 12시간 이상 강제 징용된 탄광의 내부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비좁은 갱도를 비롯해 개미굴과 막장 등 아주 작은 공간사이에서 움직이는 배우들의 모습은 실제처럼 처참하다. 대사량이 많지 않았지만, 단 몇 장면을 통해 당시의 실체가 온몸으로 전달됐다. 영화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군함도에 끌려오게 된 평범한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해 가는 과정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군함도라는 지옥에서 살고자 하는 마음만은 같았던 조선인들의 탈출기는 인물 각자의 사연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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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의 아빠와 딸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과 김수안. 제공|CJ엔터테인먼트


모든 영화가 그렇듯, 아무리 심각한 재난의 상황에서도 꼭 필요한 것은 웃음이다. 시종일관 묵직하고, 어렵기만하다면 설득력을 잃을 수도 있는 법. 류승완 감독은 이 부분을 사람들의 희망과 소소함을 통해 얘기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악단장 이강옥 역을 맡은 황정민과 딸 소희 역을 맡은 김수안이다. 우울한 시대 속, 음악과 춤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중요한 인물. 극한의 상황에서도 노래를 불렀고, 춤을 추며 또 다른 일을 계획하며 탈출을 시도한다.

또한 황정민은 딸을 위해 모든것을 바치는 절절한 아빠의 모습을 보이며 ‘역시 황정민!’이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인상깊은 연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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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가 밝은 희망을 얘기하며 마음을 풀어준다면, 소지섭과 송중기는 남성미를 한껏 발휘하며 아슬아슬한 면면을 보인다. 소지섭은 극중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송중기는 임무를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 광복군 소속 OSS요원 박무영 역을 각각 맡았다.

이밖에 이경영, 이정현 외 군함도의 조선인으로 살았던 80인의 배우는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리얼리티에 가까운 연기를 보인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군함도의 일상을 그려낸 탓에 배우들 역시 “연기하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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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에는 촌철살인의 대사도, 엄청난 액션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연기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숨통 조이는 당시의 현실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것은 6만 6천 제곱미터, 최대 규모의 초대형 세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 군함도 모습의 2/3를 재현한 것으로 영화의 완성도에 정점을 찍었다.

‘군함도’가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인것은 부인할 수 없다. 아마 최대의 제작비와 톱배우들의 캐스팅 등 화려한 면면으로만 본다면, 당연하다. 상업영화의 허울을 가졌지만, 그 실상은 우리가 꼭 알고있어야 하는 진실과 아픔을 담았다. “1000만 갈 것 같아?” “군함도, 재미있어?”라는 궁금증은 영화를 보고난다면 “실제의 이야기가 그렇게 처참했던거야?” “얼마나 아팠을까”라는 한숨과 먹먹함으로 변한다. 너무나 아프지만, 꼭 봐야만 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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