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400선 턱밑에 다다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 순매수 지속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9조69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12월 이후 이달까지 8개월 연속 순매수다. 지난해 외국인 전체 순매수 규모가 11조33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외국인 순매수 속도가 지난해보다 빠른 셈이다.
실제로 외국인의 올 6월초 누적순매수가 8조7000억원 수준이었는데 2000년 이후 6월초 외국인 누적 순매수가 8조원을 넘은 것은 2004년, 2009년을 포함해 올해 세 차례에 불과하다. 2004년과 2009년 모두 외국인 순매수가 주도하며 강세장을 시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4년엔 적립식 펀드 열풍이 외국인 순매수와 어울리며, 2009년은 금융위기 이후 투매분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피 2~4분기 실적전망 상향조정중=현재 외국인의 순매수를 불러온 주요 요인은 단연코 수출회복과 기업실적 호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주친화정책 확대 기대감도 외국인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6월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3.7% 증가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수출 증가가 이어진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도 호조세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올 2분기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42조5300억원으로 3개월전에 비해 1.9% 상향조정된 상태다.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43조6000억원, 43조8000억원으로 석달전에 비해 각각 7.8%, 8.5% 상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코스피 실적 상향조정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14조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높아진 시장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현재 26.8%로 사상 최고수준이나 이익비중은 34%로 2013년 하반기 37.4%보다 오히려 낮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의 주가가 이익의 증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성격이 강한 미국계 자금의 비중이 5월, 6월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도 지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감독원 분석 결과 미국계 자금은 헤지펀드 중심의 단기투자 자금인 유럽계와 달리 연기금 중심의 중장기적 성격으로 분류되는데 5월 1조9660억원에 이어 6월 1조845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 중 미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3% 정도인데 반해 올해는 6월말 현재 10조9140억원을 보유, 외국인 전체 매수 금액 10조894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기저효과 소멸과 대만 순매도=다만 지난해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실적 상향조정 기대감이 높아질 대로 높아지면서 오히려 내년 실적 성장률이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적 둔화는 당연히 외국인의 매수세 약화로 이어질 수 박에 없다.
외국인이 최근 1개월간 대만 인도 통화가 달러대비 약세를 나타내면서 매도 전환했다는 점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2016년1월 IT(정보기술) 중심의 대만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매수를 본격화했다. 대만 시장의 외국인 매도 전환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IT를 제외한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으로 전환했다”며 “원화 약세와 IT 이외 업종의 실적 우려가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매도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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