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6일 국내외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를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각사가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서로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지분 7.1%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1%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자사주 보유는 장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스스로를 금융 기업이 아니라 IT 기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지금 세계적인 트렌드는 금융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되는 것"이라며 "이번 전략적 제휴는 두 회사가 기술과 금융 분야에서 서로 협력해보자는 취지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 관계자는 "작년 12월에 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신성장 펀드를 미래에셋과 조성했는데, 이후 자연스럽게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할 방법을 서로 논의했고, 앞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전략적인 제휴를 추진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증권업계 1위인 것은 물론 전 세계 9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협업하기에 최고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개별 주식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교환하는 것은 피와 살을 섞는 성격이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6조6700억원 정도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주식 상호 투자가 이뤄지면 자본금이 7조원대로 늘어난다"면서 "자본금이 8조원 이상인 초대형 IB(투자은행) 준비에 한발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는 현재 자사주를 12.6%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시장에 내놓아 팔게 되면 주가가 빠지는 부작용이 있다"면서 "미래에셋과의 주식 교환은 일종의 헷지(위험 회피) 거래라고 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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