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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자율주행 스타트업 이스라엘은 40개, 한국은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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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 2017

매일경제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최근 제주에서 열린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 2017`에서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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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스타트업 관계자 콘퍼런스인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 2017'이 지난 22일과 23일 양일간 제주 벤처마루에서 열렸다.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는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이 모여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주소를 살핀 뒤 이 시장을 더욱 풍성하게 할 방법을 논의하는 행사다. 2015년 시작한 연례 행사로 올해 3회를 맞았다. 올해는 '규제'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제로 열렸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정부, 기업, 대학, 투자기관 등 전국의 105개 창업 관련 기관의 관계자 140여 명이 참석했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지난 1년간 국내 스타트업 동향과 나아갈 방향을 22일 공유했다. 임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스타트업이 아닌 대기업 위주여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혁신을 이룩하기 위해선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한 대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스라엘은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이 40곳이 넘지만 국내는 한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에 정부와 투자자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부재하는 이유를 '현대·기아차에 다니는 개발자들이 회사 밖으로 나와 창업하지 않기 때문'이라 짚으며 "대기업들은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함과 동시에 내부의 인재들을 사내벤처 등 창업의 길로 안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센터장은 대기업의 스타트업 육성 우수 사례로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시스템 C랩을 꼽았다. 임 센터장은 "C랩을 통해 대한민국에서도 훌륭한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이들이 후속 투자까지 유치하며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공개된 것만 2조15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라면서 "성장의 불씨가 지펴져 더욱 훌륭한 혁신기업들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는 스타트업 전문 투자회사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권 대표는 거대 스타트업이 나오는 생태계가 되기 위해선 초기투자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전자결제시스템 이니시스의 창업자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반 장외시장 대장주라 불리며 시가총액 2조원에 육박하던 이니시스를 상장시킨 뒤 지분을 매각하고 회사에서 물러나 스타트업 투자자로 변신했다.

권 대표는 자신 역시 초기투자자가 없었다면 이니시스를 성공시키지 못했을 것이라 고백했다. 그가 1997년 처음 만든 회사는 보안업체인 이니텍이다. 당시 전자지불 시스템은 회사 이니텍 내 한 사업부문에 불과했다. 창업 초기 회사는 자금이 여의치 않았고 운영은 난항에 빠졌다. 이때 그에게 한 개인투자자가 다가와 전자지불 회사를 따로 만들면 자신이 그곳에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권 대표가 1998년 이니시스를 만들자 투자자는 당시 거금이었던 20억원을 투자해 이니시스의 발판이 돼줬다. 권 대표는 "전자지불이 훨씬 더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은 당시 초기투자자의 인사이트였다"면서 "그 덕분에 이니시스라는 대형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험처럼 창업 후배들을 위한 멘토가 되겠다고 다짐한 권 대표는 지난 8년간 121개 회사에 초기투자를 진행했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 업계를 보면 투자자들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빈 영역이 많다고 느낀다"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나서서 멋진 회사들을 육성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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