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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붕어빵 팔아 버틴다”…회복은 커녕 권리금 없는 매물까지 나왔다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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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신규 개업 중개업소 753곳
전년동기比 8.8% 감소
같은 기간 영업중단은 1055곳


매일경제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에도 거래량이 늘지 않으며 공인중개사 휴·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임대 문의를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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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증가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에도 부동산중개시장의 보릿고개가 지속되고 있다.

거래가 감소하자 임차료와 인건비를 지불 못할 정도로 수수료 수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중개업소도 속출하고 있지만, 무(無) 권리금을 내세운 매물조차도 쉽게 새 주인을 맞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에서 신규 개업한 중개업소는 총 753곳으로 1년 전 개업 업소(826곳)보다 8.8% 감소했다. 협회가 개·폐업 현황 조사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지난 6월(747곳)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이에 비해 지난달 전국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중개사무소는 총 1055곳으로 집계됐다. 폐업한 중개업소는 961곳, 휴업한 중개업소는 94곳이었다. 전달(1154곳)에 비해 8.6%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해 4월부터 17개월 연속 공인중개사 폐업이 개업을 초과했다.

전국의 중개업소 수는 11만3142곳으로 2021년 2월(11만2375곳)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적었다.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보통 하반기로 갈수록 폐업이 증가한다”며 “올해 개업하려는 공인중개사가 적다 보니 권리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무소를 넘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매 거래만으로 사무소를 유지하기 어렵고 전·월세 시장이 안정되어야 하는데, 거래량이 회복되려면 가을 이사철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중개업계는 본격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 신호로 보기에 어렵다는 게 중개업계의 시각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에 따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고, 전월세 시장의 불안, 공인중개 시장 포화 등도 악재로 꼽힌다.

7월 말 기준 전국 중개사무소가 11만3000여개에 이른다. 9년 전인 2015년 9만여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영업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에는 매일 100건 이상 중개업소를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사무소 매매 게시판에 올라온 중개업소 매물은 지난 23일 기준 2405건에 달할 정도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보통 하반기로 갈수록 폐업이 증가한다”며 “올해 개업하려는 공인중개사가 적다 보니 권리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무소를 넘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정부가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에 대한 규제마저 강화하면서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인원도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매력 역시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를 보면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인원은 2021년 정점을 찍고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인중개사 접수인원을 살펴보면 집값이 정점을 달한 2021년(제32회) 39만9921명이 접수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후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기 시작한 2022년에도 38만7710명이 접수해 열기가 이어지는 듯했지만, 지난해에는 10만명 가까이 줄어든 28만7756명만 지원했다.

노원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공인중개업소 중에는 ‘숍인숍’ 형태로 공인중개사 업무를 보면서 붕어빵을 판다든지, 카페를 운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업소도 있다”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공인중개사들은 아예 공인중개업소를 쉬거나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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