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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민노총 총파업 갑니다" 가정통신문 돌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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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포남초, 교장 명의 문서로 학부모에 '수업단축' 통보]

교직원 40명 중 절반 이상이 전교조·공공노조 가입자

학생 급식도 간식 대체하며 참가

"학생 학습권 침해" 비판에도 30일 전교조 1000명 조퇴·연가

강원도 강릉시의 포남초등학교 교직원들이 '노동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오는 30일 단축수업을 하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민노총 주최 총파업에 참여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

강원 강릉시 포남초등학교가 지난 23일 학부형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이 학교 교장 명의로 23일 발송된 '교육활동 변경안내' 가정통신문을 보면 "기본 생존권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전교조 법외(法外)노조 철회 등 국민 주권 실현을 위한 적폐청산과 노동개혁은 촛불의 민심이자 새 정부의 공약사항"이라며 "선생님들께서도 노동자로서의 권리이자 국민된 사람의 의무로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참여한다"고 돼 있다. 가정통신문은 "30일 아이들은 모두 4교시 이후 귀가하고 학교 급식 대신 간단한 간식(떡)이 제공된다"며 "방과 후 학교와 꿈꾸미 교실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정통신문은 "(총파업 참여자는) 학급 담임 선생님, 전담 선생님, 도서관 선생님, 영어 강사 선생님, 교무행정사님, 방과후 행정사님, 조리종사원님 등 평소 우리 아이들을 위해 늘 애써주시는 분들"이라며 "모두 잠시 불편해질 수 있지만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것이 결국 우리를 위한 일임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전교생이 236명인 포남초교의 교직원은 40명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는데, 민노총 산하 조직인 전국공공운수노조 가입자와 전교조(全敎組) 소속 교사들로 알려졌다. 박문영 포남초 교장은 "지난 18일 공공운수노조에 가입된 직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22일 전체 교직원 회의를 갖고 가정통신문 발송을 결정했다"며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단축 수업 등을 미리 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사와 행정직원들의 파업 참여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30일 정규 수업은 오후 3시에 끝나지만 '총파업'으로 인해 낮 12시 50분으로 단축된다.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점심 급식이 제공되지 않으면 맞벌이 부모 등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 교장은 이에 대해 "학부모들이 다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대다수가 (총파업 참여에) 의견을 같이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남초뿐 아니라 30일 연가(年暇)를 내거나 조퇴를 하고 총파업에 참여하는 전교조 교사는 전국적으로 10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전교조 기관지인 '교육희망'이 "함께하는 교사들이 1000여 명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교조는 지난 22일 홈페이지에서 "30일 오후 1시 국정기획자문위 산하 국민인수위에 의견서를 제출한 후, 1시 30분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결의 대회를 갖고, 오후 3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총파업 대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지금까지 전교조 교사들이 연가를 내고 집회에 참여하는 행위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불법으로 보고 허용하지 않았다.

전교조는 이와 함께 민노총이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정한 6월 26일~7월 8일 2주 동안 집중적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알아보는 '계기 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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