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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중국 A주 MSCI 신흥 지수 편입…코스피 영향 `제한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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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주가 4번째 도전 끝에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됐다. 사상최고치를 돌파한 뒤 횡보장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새벽 날아든 악재에 파랗게 물들었다. 단숨에 지수가 0.49%나 빠지며 크게 출렁였다. 내년 6월을 기점으로 4조원 가량의 증시자금이 단기 유출될 것으로 보여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코스피 실적랠리 기대감이 여전한데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증시를 부양할 만한 호재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레미 브리앙 MSCI 지수정책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중국 A 주를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포함시킨다고 공식 발표했다. 브리앙 위원장은 "글로벌 투자자가 중국 A주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이 많이 해결됐다"며 "세번에 걸쳐 지수 편입을 가로막던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A주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용 본토 주식을 말한다. 이번에 대형주 222개를 편입하기로 해 지난 3월 MSCI가 제시한 169개 종목 대비 대상이 소폭 늘었다.

최초 편입시점에는 222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합한 액수의 5%를 지수에 반영한다. 이 경우 A주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차지하는 비율은 0.73%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신흥시장 지수에 들어갔던 국가별 비중은 소폭 하락한다. 하나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중국 A주 신흥시장 지수 편입 이전 15.5%를 차지하던 한국 비중은 15.4%로 0.1%포인트 줄어든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한국 증시에서 약 3조~4조원의 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내다본다. MSCI 지수를 추종해 투자 규모를 정하던 글로벌 펀드에서 자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자금 유출규모를 적게는 6000억원에서 많게는 4조3000억원까지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직접적인 자금 유출은 내년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MSCI가 중국 A주를 포함한 신흥국 새 포트폴리오를 내년 5월에 짜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가시적인 변화는 크지 않을거란 얘기다.

하지만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심리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2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9% 하락한 2357.53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코스피 주식을 잇달아 팔아치웠다. 지난 이틀간 코스피 주식 6000억원 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만 18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3일 연속 코스피 매도 랠리를 펼쳤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일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데다 유가까지 폭락해 코스피 조정 가능성이 높았다"며 "여기에 중국A주 편입 악재까지 불거지며 '울고싶은 아이 뺨 때려준 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손을 빼고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장세를 지배하며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중국 A주 편입 이슈가 사상최고치 랠리를 펼치는 코스피 장기 흐름을 바꿀 정도의 메가톤급 태풍으로 진화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까지 시간이 1년이나 남은데다 금액도 많아야 4조원 규모로 코스피 시가총액(약 1500조원) 대비 미미하다. 연초부터 코스피를 8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은 코스피 주식 520조원어치를 들고 있다. 이 중 4조원이 유출되더라도 충분히 버텨낼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A주 MSCI 편입 이슈는 단기 미풍에 불과할 뿐 대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니다"며 "역대 최대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는 코스피 실적 기대감이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악재가 증시에 미치는 시간은 하루이틀에 불과할 것"이라며 "지나가는 소나기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금융위 역시 당장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반사이익을 본 중국A주에 투자기회가 왔다는 분석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이리산업, 영화관 1위 업체 완다시네마 등 탄탄한 내수주가 수급 개선에 힘입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미칠 악영향만 생각하기 보다는 수혜를 볼 수 있는 중국 투자 비중을 늘리는 역발상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예경 기자 / 홍장원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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