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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공장 굴뚝서 보름째 불기둥…환경청, 대한유화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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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주민 "공장 가동부터 중지" vs 업체 "가동하며 원인 찾아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보름째 공장 굴뚝에서 화염과 함께 매연을 뿜어내고 있는 대한유화 온산공장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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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불이 난 듯'…석유화학공장 불꽃
대한유화 온산공장 플레어 스택(flare stack)에서 불길이 치솟아 주변이 대낮처럼 환하게 보이고 있다. 2017.6.12 [연합뉴스 자료사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자체 사법권을 지닌 환경감시단이 대한유화 온산공장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법은 대기오염물질을 직접 배출하는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자는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시설관리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한유화 온산공장의 굴뚝인 '플레어 스택(flare stack·가스를 태워 독성 등을 없애 대기 중에 내보내는 장치)'에서 발생한 매연이 기준을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지난 13일 현장에서 2시간 동안 매연을 측정한 결과, 링겔만 비탁도(Ringelmann chart) 4도 이상 매연이 총 6분가량 배출된 것이다.

기준은 2시간 이내에 2도 이상 매연이 총 5분을 초과해 배출하면 안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링겔만 비탁도는 0∼5도로 구분되며 0도는 공기 중 매연 비율이 0%, 5도는 100%인 상태를 말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반적인 수사를 진행한 후 검찰에 통보할 방침이다.

울산시는 앞서 지난 14일 대한유화 측에 7월 말까지 매연과 불꽃 배출 문제를 해결하라는 시설개선명령을 통보했다.

시는 이 기간 개선이 되지 않으면 2차 개선명령을 한 후 3차에는 조업정지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매연이 기준이 이하로 배출되는 등 개선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야에도 대낮처럼 밝은 불기둥과 소음, 매연 등에 불편을 호소하는 공장 인근 주민들은 당장 공장 가동을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배유환 온산읍청년회장은 "도대체 언제까지 불기둥과 매연이 사라지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몰라 불안하다"며 "일단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울산시청 앞에서 방독면을 쓰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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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독면 쓰고 항의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대한유화 온산공장 굴뚝에서 매연과 불기둥이 보름째 계속 발생하자 주민들이 21일 울산시청 앞에서 방독면을 쓰고 항의하고 있다. 2017.6.21.



대한유화 측은 공장을 가동하면서 최대한 빨리 원인을 찾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동을 중지해도 공정에 남아 있는 가스를 태우기 위해 며칠간은 불꽃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고, 중지 후 재가동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며 "가동하면서 원인을 찾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유화 온산공장은 에틸렌 생산설비를 연간 47만t에서 80만t으로 늘리는 설비 공사와 정기보수를 지난 5일 마무리하고 이튿날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

당초 하루 만에 시운전을 마치고 정상 가동할 계획이었으나 기술적인 문제가 발견돼 현재까지 정상 제품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불완전 제품을 소각시켜 외부로 방출하는 과정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 불기둥과 함께 매연이 발생하고 있으며, 소각을 위해 보일러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소음도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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