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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지리산 반달가슴곰 김천 수도산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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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4일 경북 김천 수도산서 발견 반달곰

분석 결과 2015년 지리산 방사곰 판명

백두대간 따라 고속도 통과 80㎞ 이동

반달가슴곰 서식지확대 가능성 보여줘



한겨레

지난 14일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지리산 반달가슴곰. 생명의숲국민운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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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 김천 수도산에 나타난 곰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으로 밝혀졌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사업의 효과로 백두대간을 따라 반달가슴곰 서식지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했다.

환경부와 공단은 지난 14일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한 반달가슴곰을 조사한 결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이동한 수컷 반달가슴곰으로 판명됐다고 21일 밝혔다. 공단 종복원기술원이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이 곰은 2015년 10월27일 지리산에 방사한 우수리 아종(Ursus thibetanus ussuricus)의 수컷곰 KM-53으로 확인됐다.

이 반달가슴곰은 지리산 북부의 불무장등 능선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9월 이후 무선발신기 이상으로 위치추적이 되지 않고 있던 개체다. 공단은 이 곰이 지리산국립공원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광주대구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통과한 뒤 덕유산국립공원 등을 거쳐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경우 이동거리는 80㎞를 넘을 것으로 추정돼, 지리산 방사 반달가슴곰이 지금까지 이동한 거리로는 가장 길다. 이런 긴 이동은 그동안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의 대부분은 반경 15km 이내에서 활동하고 회귀하는 행동 패턴을 보인 것에 비춰 이례적인 것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야생동물 이동에 장애요인이었던 고속도로가 선형개량공사로 교량화되고 사치산 등에 생태통로가 설치된 것이 이 곰의 이동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치산 생태통로는 지리산권역과 덕유산권역이 광주대구고속도로(옛 88고속도로)와 743호 지방도에 의해 단절돼 자주 발생하는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2010년부터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국립공원관리공단·한국도로공사·전라북도 장수군·자연환경국민신탁로 구성된 생태축복원협의회의 생태축 복원사업을 통해 2016년 완공됐다.

송동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장은 “이번 이동 사례는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덕유산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공단은 반달가스곰 종 복원사업을 위해서는 방사지역인 지리산 인근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반달가슴곰 이동예상지역에 대해 광역보호권역을 설정하고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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