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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최저임금 인상의 그늘…'애꿎은'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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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중소가맹점 범위 확대 '수수료 인하' 효과 정부 '최저임금 인상' 기반 마련…카드사는 울상 [비즈니스워치] 이세정 기자 lsj@bizwatch.co.kr

신용카드사들이 정부의 영세, 중소 가맹점 수수료 부담 경감 정책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늘리면서 카드사가 충격을 받게 됐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춘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실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카드업계는 고객 혜택을 줄이면 소비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보상해 충격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영세, 중소 가맹점 확 늘어…수수료 인하 효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영세, 중소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한다. 수수료율 0.8%를 적용 받는 영세가맹점은 연 매출 2억원에서 3억원 이하로, 수수료율 1.3%인 중소가맹점은 3억원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된다. 오는 8월부터 이 같은 방침이 적용된다.

국정기획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수수료율 자체를 내리진 않았지만,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 받는 대상을 늘려 사실상 수수료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가 돌아오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늘린 건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일자리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늘린다는 지적에 따라 일자리 창출 여력을 만들어주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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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맹점은 환영, 카드사는 비명


영세, 중소 가맹점 기준을 바꾸면 연 매출액 2억∼5억원대인 소상공인이 연간 약 80만원의 수수료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반대로 곧장 충격을 받는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드사들의 실적이 연간 약 3500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사들은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수수료율을 낮추면서 실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대부분 감소했으며, 삼성카드 등 실적을 선방한 회사도 주식매각이익 같은 일회성 요인에 기댔다.

카드사 관계자는 "작년에 이미 허리띠를 졸라맬 만큼 맸기 때문에 더 이상 비용 절감 여력이 없다"면서 "지금처럼 가면 카드를 쓸수록 손해 보는 구조가 돼서 사용량을 늘려도 실적 악화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당장 프로모션부터 줄일 것이며, 40만명의 가맹점업주들을 챙기다가 1000만~2000만 명의 카드사 회원들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무이자 할부혜택 등을 줄이면 소비가 감소하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에 역행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카드업계는 정부의 인위적 개입으로 타격을 입은 만큼 제도적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대사업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카드사들이 손실을 보전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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