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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아버지의 신분증을 이용해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아 빚이 생길 경우 아버지가 갚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 단독 심병직 판사는 A씨가 "딸인 B가 권한 없이 C사 등 대부업체와 대출계약을 체결했다"며 C사를 비롯한 대부업체 3곳을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와 대부업체 사이의 대출거래계약에 따른 대출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결내렸다.
앞서 딸인 B씨는 지난 2013년 8월 인터넷을 통해 C사에 아버지의 명의로 대출신청한 뒤 아버지의 주민등록초본, 신분증 사본 등을 팩스로 보냈다.
이어 B씨는 C사에게 대출거래계약서 양식을 받아 아버지의 성명을 대신 기재 ·서명하는 방식으로 대출계약서를 위조해 아버지 명의 계좌로 500만원을 받았다.
이후 2015년 8월부터 10월까지 B씨는 같은 방법으로 다른 대부업체 두 곳에서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을 대출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A씨는 지난해 4월 C사를 비롯한 대부업체에 소송을 냈지만 대부업체들은 "우리 직원이 2014년 5월 A씨와 통화해 대출금 채무가 있다고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또 "이후에도 A씨가 이자를 입금하는 등 거래를 지속해 B씨의 무권대리 행위를 추인했다고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무효행위 또는 무권대리 행위의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행위의 결과가 자신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C사 직원에게 대출금 채무가 있다는 것을 전화로 통지 받고 지난해 4월까지 C사에 대출금 채무의 이자를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같은 사정만으로 A시가 C씨의 무권대리가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인 대출금 채무를 자신이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A씨 명의의 대출계약은 B씨가 관련 서류를 위조해 C사 등과 체결한 것으로 그 효력이 A씨에게 미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디지털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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