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절도범이라는 이유로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규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화물차량 절도 혐의로 기소돼 도로교통법 제93조에 따라 운전면허가 취소된 김아무개씨가 낸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 대 1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자동차 절도범의 운전면허 취소 여부를 지방경찰청장이 따로 판단해 정하거나 혹은 정지사유로만 규정해도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 방지 등의 입법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데도 ‘취소해야 한다’고 필수적 면허취소 사유로 규정한 것은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배제한 것으로 최소 침해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절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범죄의 경중, 처벌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여지를 두지 않은 것도 행동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판시했다.
화물차 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김씨는 2011년 6월 회사가 밀린 월급을 지급하지 않자 반납하지 않았던 차 열쇠를 이용해 회사 화물차를 몰고 간 혐의로 입건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 뒤 경찰이 자동차 절도를 이유로 운전면허를 취소하자 법원에 면허 취소처분 취소소송을 내면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도로교통법 제93조1항은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해야 할 사유로 △자동차 등을 훔치거나 뺏은 경우 외에, △교통단속 경찰관 폭행 △무등록 자동차 운행 등을 규정하고 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 페이스북] [카카오톡] [위코노미]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